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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 이긴 '괴물' 로저스, 마지막의 아쉬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9-13 17:49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롯데 박종윤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한화 로저스가 덕아웃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3.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은 대결이었다. 절체절명의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최고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한화)와 조쉬 린드블럼(롯데)의 13일 사직 맞대결은 한화와 로저스의 승리였다. 한화가 7대4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탈출, 5위 롯데를 1.5게임차로 추격하게 됐다.

시작 전부터 말 많았던 빅매치 결과는?

경기는 한참 남았는데,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로저스와 린드블럼이 나란히 지난 8일(화요일) 등판하며 이날 맞대결이 예상됐기 때문.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우완투수 2명이다. 로저스가 한국 무대에 데뷔한 후 두 투수 중 누가 더 뛰어난가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작은 신경전도 있었다. 로저스가 야구계 관계자와 얘기중에 "롯데 타선을 3안타로 막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 알려졌다. 또, 린드블럼이 "로저스에 대해 잘 몰랐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둘 사이에 불이 붙었다.(추후 린드블럼이 그런 내용의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오해를 풀었다.)

팀과 개인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 승자는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낸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이날 경기 8⅓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4실점 했지만 팀이 7대4로 승리했기에 승자였다. 린드블럼도 6이닝 4실점으로 비교적 잘던졌지만, 두 사람 맞대결에서의 초반 4실점은 뼈아팠다. 로저스는 8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다 점수차가 벌어진 9회 집중력을 잃은 경우였다.

완투승 아쉬웠던 로저스

또 한 번 '괴물' 로저스라는 얘기가 나올 뻔한 피칭이었다. 다만 마지막 끝맺음이 좋지 않았다.

로저스는 9회 흔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투구수 120개가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지난 8일 LG 트윈스전에도 120개가 넘는 공을 던진 로저스였다. 9회에만 안타 4개를 허용하며 결국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송창식과 교체됐다. 구속은 153㎞를 찍었지만 타자들에게 맞아나간다는 것은 결국 공에 힘이 떨어졌고, 제구가 흔들렸다는 뜻.


로저스는 교체를 위해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2루수 정근우가 로저스에게 진정할 것을 바라는 사인을 계속해서 보냈다. 한국에와 이날 승리 전까지 3번의 승리 모두를 완투승(완봉 2번)으로 장식한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화는 로저스 강판 결국 송창식과 권 혁까지 투입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로저스가 지친 동료들을 쉬게 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던 것일까. 어찌됐든 한국 데뷔 후 센세이션을 일으키다 지난 2경기 약간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로저스의 부활로 한화는 반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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