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회 ‘손주인 교체 아웃’ 공격 더욱 꼬였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08:44


LG 손주인

답답한 경기였습니다. LG가 6일 잠실 롯데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습니다. 12이닝 동안 LG 타선은 10안타 4사사구에도 불구하고 1득점 12잔루를 기록했습니다. 저조한 공격력을 재차 노출했습니다.

LG 벤치의 용병술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른 시점의 선수 교체로 인해 공격 흐름이 더욱 꼬였습니다.

0:1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인 9번 타자 손주인이 유격수 문규현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습니다. 양상문 감독은 손주인의 대주자로 박지규를 투입했습니다. 박지규는 1루에서 견제 아웃 판정을 받았습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의 견제구에 1루 귀루가 늦었기 때문입니다. 1루수 박종윤이 태그 과정에서 공을 놓쳐 곧바로 세이프로 번복되었지만 LG로서는 가슴 서늘한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박지규는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실패했습니다. 롯데 배터리가 피치아웃에 가깝게 바깥쪽으로 공을 뺐기 때문입니다. 곧이어 오지환의 몸에 맞는 공과 박용택의 우중간 적시타를 묶어 1:1 동점에 성공했음을 감안하면 박지규의 도루자는 잔상에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LG의 9번 타순은 '구멍'이 되었습니다. 손주인의 대주자로 기용된 박지규는 그대로 2루수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박지규의 시즌 타율은 0.181에 불과합니다. 양상문 감독은 1:1 동점이던 7회말 선두 타자 박지규 자리에 이병규를 대타로 기용했습니다. 이병규는 1루수 땅볼에 그쳐 대타 카드는 실패했습니다. 이병규가 2루수 수비에 나설 수는 없기에 8회초부터는 고졸 신인 내야수 박성준이 2루수로 나섰습니다.

9회말 1사 2루 끝내기 기회가 박성준에 걸렸습니다. 경험이 일천한 박성준 대신 임훈을 대타로 기용했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습니다. LG는 9회말 득점에 실패해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임훈이 2루수로는 나설 수 없기에 고졸 2년차 내야수 장준원이 2루수로 투입되었습니다.

연장 11회말에도 9번 타순에 끝내기 기회가 돌아왔습니다. 외야 플라이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1사 1, 3루에서 양상문 감독은 장준원 대신 양석환을 대타로 기용했습니다. 장준원이 올해 1군에 데뷔해 9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석환이 초구에 유격수 땅볼을 치는 바람에 3루 주자 히메네스가 런다운 끝에 아웃되었고 1루 대주자 김재성마저 미숙한 주루로 3루에서 횡사했습니다. 끝내기 기회가 물거품이 되어 LG는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날 LG의 9번 타순에는 손주인을 시작으로 박지규, 이병규, 박성준, 임훈, 장준원, 양석환까지 7명의 선수가 기용되었습니다. 18명의 야수 엔트리 중 39%를 9번 타순에 쏟아 붓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만일 5회말 손주인을 대주자로 교체하지 않았다면 승부는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손주인이 끝내기의 주인공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승부를 걸기에는 이른 시점의 대주자 투입이 성급했습니다.

LG는 올 시즌 득점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벤치의 운영의 묘 또한 부족한 것은 아닌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야수 교체가 오히려 공격 흐름을 끊고 남은 이닝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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