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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홈런, 40-40, 20승.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록은 무엇일까. 올 정규시즌 MVP 경쟁은 '기록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하고 있고,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는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MVP 경쟁이 박병호와 테임즈의 2파전 분위기다. 시즌 내내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은 지난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때린 56개다. 만일 박병호가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치고, 나아가 이승엽의 기록까지 깬다면 MVP를 받지 않는 게 이상할 것이다. 게다가 박병호는 타점 부문서 131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마저도 이승엽의 한시즌 최다인 144개를 넘어설 수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은 경기수와 최근 몸상태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47홈런을 기록중인 박병호는 손가락 부상으로 지난 2일 경기부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3일 LG 트윈스전서 대타로 한 번 나섰을 뿐 6일 SK 와이번스전까지 휴식을 취했다. 피로 누적으로 오른손 중지가 붓는 현상이 나타났다. 8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출전을 하지만, 일주일 가까이 쉰 탓에 홈런포를 금세 가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남은 경기수가 20경기 밖에 안된다. 웬만한 몰아치기 아니라면 한시즌 최다 기록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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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는 이날 현재 41홈런, 34도루를 기록중이다. 도루 6개를 추가하면 프로야구 출범 34년만에 처음으로 40-40 클럽에 가입한다. 최근 9경기에서 5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대망의 40도루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부상을 염려하는 주위의 시선과 상대팀의 견제를 감안하면 남은 22경기에서 6개의 도루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많이 출루하느냐, 얼마나 적극적으로 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테임즈는 출루율(0.492), 장타율(0.799) 선두를 비롯해 8개의 공격 전 부문에 걸쳐 '톱5'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투수의 20승은 기록의 가치로 본다면 57홈런과 40-40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박병호와 테임즈가 도전하고 있는 기록과 비교하면 유희관의 20승이 훨씬 현실적이다. 유희관은 앞으로 5경기에 더 등판한다. 두산이 현재의 로테이션을 유지할 경우 유희관이 만날 팀은 롯데, KIA, LG다. 유희관은 이 세 팀을 상대로 올시즌 9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5경기서 3승 이상을 거둬 21,22승까지 간다면 MVP 표심을 더욱 넓힐 수 있다. 지난해 넥센 밴헤켄이 20승을 올렸지만, 토종 선발 20승은 1999년 정민태가 마지막이며, 왼손 토종 투수 20승은 지난 1995년 이상훈 이후 한 명도 없었다. 기록의 가치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한편, MVP와 신인왕은 정규시즌 종료 직후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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