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테임즈 MVP 2파전에 유희관 위치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10:54


넥센 박병호는 지난 주 손가락 부상으로 5경기서 휴식을 취했다. 47홈런을 기록중인 박병호는 50홈런을 넘어 57홈런까지 때린다면 MVP에 오를 수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57홈런, 40-40, 20승.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록은 무엇일까. 올 정규시즌 MVP 경쟁은 '기록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하고 있고,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는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MVP 경쟁이 박병호와 테임즈의 2파전 분위기다. 시즌 내내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하지만 투수중에도 후보가 있다.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희관의 20승 도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희관은 7일 현재 17승4패, 평균자책점 3.08을 마크하고 있다. 다승과 승률 1위이고, 평균자책점은 3위다. 타자인 박병호, 테임즈의 성적과 굳이 비교하자면 아직 비교 우위 요소가 없는 게 사실이다. 박병호와 테임즈가 워낙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은 지난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때린 56개다. 만일 박병호가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치고, 나아가 이승엽의 기록까지 깬다면 MVP를 받지 않는 게 이상할 것이다. 게다가 박병호는 타점 부문서 131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마저도 이승엽의 한시즌 최다인 144개를 넘어설 수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은 경기수와 최근 몸상태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47홈런을 기록중인 박병호는 손가락 부상으로 지난 2일 경기부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3일 LG 트윈스전서 대타로 한 번 나섰을 뿐 6일 SK 와이번스전까지 휴식을 취했다. 피로 누적으로 오른손 중지가 붓는 현상이 나타났다. 8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출전을 하지만, 일주일 가까이 쉰 탓에 홈런포를 금세 가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남은 경기수가 20경기 밖에 안된다. 웬만한 몰아치기 아니라면 한시즌 최다 기록은 불가능하다.


6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NC와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2,3루서 이호준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온 테임즈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06.
테임즈는 이날 현재 41홈런, 34도루를 기록중이다. 도루 6개를 추가하면 프로야구 출범 34년만에 처음으로 40-40 클럽에 가입한다. 최근 9경기에서 5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대망의 40도루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부상을 염려하는 주위의 시선과 상대팀의 견제를 감안하면 남은 22경기에서 6개의 도루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많이 출루하느냐, 얼마나 적극적으로 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테임즈는 출루율(0.492), 장타율(0.799) 선두를 비롯해 8개의 공격 전 부문에 걸쳐 '톱5'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투수의 20승은 기록의 가치로 본다면 57홈런과 40-40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박병호와 테임즈가 도전하고 있는 기록과 비교하면 유희관의 20승이 훨씬 현실적이다. 유희관은 앞으로 5경기에 더 등판한다. 두산이 현재의 로테이션을 유지할 경우 유희관이 만날 팀은 롯데, KIA, LG다. 유희관은 이 세 팀을 상대로 올시즌 9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5경기서 3승 이상을 거둬 21,22승까지 간다면 MVP 표심을 더욱 넓힐 수 있다. 지난해 넥센 밴헤켄이 20승을 올렸지만, 토종 선발 20승은 1999년 정민태가 마지막이며, 왼손 토종 투수 20승은 지난 1995년 이상훈 이후 한 명도 없었다. 기록의 가치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한편, MVP와 신인왕은 정규시즌 종료 직후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두산 유희관은 남은 5경기 등판서 3승 이상을 거두면 20승 고지에 오른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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