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해커 "다승왕? 욕심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08:26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올시즌 개막 전,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역할을 할 선수는 찰리 쉬렉으로 지목됐다. 그의 동료 에릭 해커는 3년째 2인자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태업성 플레이로 김경문 감독 눈밖에 난 찰리는 시즌 도중 퇴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그 사이 해커는 팀의 기둥 투수로 우뚝 섰다. 벌써 16승(5패)을 따냈다. 17승(4패)를 기록중인 두산 베어스 유희관과 치열한 다승왕 경쟁중이다.

해커 입장에서는 올해 지난 2시즌 불운에 대한 보상을 받는 해이다. 언제나 좋은 공을 던졌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본인 스스로도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 2013 시즌 4승, 2014 시즌 8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환골탈태했다. 물론, 지난 두 시즌에도 상대 타자들로부터 "정말 치기 쉽지 않은 공"이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올해 만천하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해커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한국에서 던진 시간이 계속되며 타자들에 대한 이해와 적응면에서 좋아졌다. 이동, 생활에 대한 적응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하며 "주변의 조언에 대해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 혼자가 아닌 팀의 시너지 효과로 내 승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20경기 정도가 남은 2015 시즌 정규리그. 다승왕 가능성이 충분하다. 해커는 다승왕에 대한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다승왕이 되면 좋을 것이다.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하면서도 "야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 기록은 팀을 위해 그 효과가 발휘됐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진짜 목표는 다승왕 보다는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커는 다승왕 경쟁자는 유희관이다. 에이스급 투수라고 믿기 힘든 체형에, 구속도 140㎞를 넘지 못하는 좌완투수다. 그런데 타자들은 유희관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외국인 선수 눈에 유희관은 어떤 투수일까. 해커는 "훌륭한 선수다. 그는 장점이 매우 많은 투수"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해커의 가장 큰 무기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는 독특한 투구폼이다. 키킹 동작을 하고, 한두 번 멈춤 동작을 가진 후 공을 뿌린다. 한국 데뷔 첫 해에는 보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제 해커의 폼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해커는 "한국에 오기 1년 정도 전부터 내 스스로 연구해 만든 투구폼"이라고 소개하며 "살아남기 위한 무기였다. 상대 타이밍을 뺐는데 효과가 있고 제구 잡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생팀 1군 원년 멤버로 참여해 NC가 강팀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돌이킨 해커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우리팀은 소년에서 남자가 됐다. 어리게만 봤던 선수들이 지금은 훌륭한 선수들로 성장했다. 우리팀은 불펜이 흔들리지 않고, 공-수 조화가 매우 좋은팀"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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