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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경기 중에 머리를 부딪힐 것 같다. 스펀지같은 걸로 보호대를 만들어야할 것 같다."
경기장 시설도 아쉬운 게 적지 않다. 감독실은 물론, 코칭스태프를 위한 공간이 전혀 없다. 선수단 라커와 식당이 전부다. 배수 때문에 그라운드와 덕아웃의 경사를 크게 했는데, 이 또한 선수들에게 상당히 낯설었다. 수비훈련 때 펑고를 치던 김민우 수비코치는 "인조잔디라서 그런지 공이 잘 안 튄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감독이 된 후 청주구장은 확실히 처음이고, 한 10년 만에 온 것 같다. (인하대 재학시절인)지난 1988년 전국체전 때 청주구장에 처음 왔던 것 같다. 예전에는 외야 스탠드에 가스통을 놓고 오징어를 구워 팔아 불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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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팬 서비스와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프로에 걸맞는 경기장 환경을 먼저 갖춰야 한다. 청주구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최근 문을 연 신형구장은 물론, 기존구장보다 시설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 최근 프로팀과 지자체들은 경기장 시설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최신 시설을 갖춘 포항구장과 울산구장이 개장해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가 제2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시구자는 이시종 충북지사였다. 이 지사는 시구가 끝난 뒤 다른 일정이 있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지난 1979년 개장한 청주구장은 지난 2013년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바꾼데 이어, 올해 다시 리모델링을 했다. 중앙 펜스까지 거리를 110m에서 115m까지 뒤로 밀었고, 펜스 높이를 2.5m에서 4.3m(펜스 안전망까지 포함 5.8m)로 높였다. 홈런이 쏟아지는 '미니구장'의 오명을 어느 정도 희석시켰다. 하지만 손님을 받으려면, 더 좋은 콘텐츠를 즐기려면 적극적인 투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청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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