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대안찾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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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단 남은 페넌트레이스 기간에는 니퍼트가 빠진 공백을 채울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그 임무를 좌완 투수 이현호에게 맡길 생각이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로 예고된 이현호에 대해 "당분간 니퍼트의 빈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발인 이현호에게는 힘이 되는 말이다. 고정 선발을 약속받은 것이기 때문.
이현호는 이 경기 전까지 올해 총 42경기에 나와 2승2홀드에 4.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선발로는 2번 나왔다. 가장 최근 선발은 지난 1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이었는데, 당시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준 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볼넷은 1개만 허용했고, 삼진은 3개를 잡아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제구력 자체가 흔들렸다. 이현호는 이날 최고 148㎞의 직구와 슬라이더(123~132㎞) 커브(102~117㎞) 포크볼(116~123㎞) 등을 구사했는데, 이전 선발 등판과는 반대로 볼넷이 3개나 됐고, 삼진은 1개 밖에 못잡았다. 또 2개의 폭투까지 범했다. 물론 포수 양의지가 좀 더 확실한 블로킹을 해줬더라면 폭투를 막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블로킹 능력이 강한 편인 양의지가 막지 못했다는 건 공 자체가 예상 궤도에서 너무 크게 벗어났다는 뜻이다.
결국 이현호는 0-1로 앞선 3회초 2사 후 권용관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볼넷 2개와 폭투로 2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최진행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4회는 삼자 범퇴로 잘 막았는데 5회에 또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2루수 최주환의 1루 송구를 잡으러 들어갔다가 놓치며 2루까지 보내줬다.
이어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된 1사 3루에서 정근우가 스퀴즈 번트를 대 이용규를 홈에 불러들었다. 코스가 절묘해 정근우도 내야안타로 살아나갔다. 결국 이현호는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준 뒤 노경은으로 교체됐다.
이날 결과가 비록 좋지 못했지만, 이현호는 앞으로도 당분간 '니퍼트 대체자'로 선발 임무를 맡게될 듯 하다. 두산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 게다가 한 번의 결과로 성패를 따지는 것도 성급하다. 한화전의 실패가 이현호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좀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과연 이현호는 니퍼트의 빈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줄 수 있을까.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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