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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리빌딩? 롯데, 결단의 시점 오고 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8-10 08:42



이제 결단을 내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가 충격적인 주말을 보냈다.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2연전 충격의 역전패. 첫날 앞서던 경기에서 8회 믿었던 정대현이 홈런 2방에 무너진 여파가 9일 두 번째 경기까지도 이어졌다. 찬스에서마다 병살타가 나오며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투런 홈런 1방을 허용해 1대2로 역전패했다.

여러모로 중요한 2연전이었다. 당장 5강 싸움 실낱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쟁팀 한화와의 맞대결 결과가 중요했다. 여기서 우위를 점해야 승차를 줄이고, 또 다른 5위 경쟁팀 SK 와이번스와의 2연전에서 승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승은 커녕 2패에, 단순 2패가 아닌 팀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제 5위 한화와의 승차가 6경기다. 시즌 41경기가 남은 상황서 추격 불가능한 승차는 결코 아니지만, 이번 2연패로 인해 롯데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K와의 다가오는 2연전 결과에 따라 시즌 팀의 운명이 확실히 갈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거기서 그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즌을 그냥 무의미하게 보낼 수 없다. 지더라도, 뭘 얻으면서 져야 한다.

당장 롯데는 시즌 전 성적보다는 팀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데 목표를 두겠다고 했다. 프런트도 그렇고, 신임 이종운 감독도 그랬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가을야구 가능성을 풍기며 욕심이 생겼다. 그러다 현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에서야 리빌딩을 목표로 노선을 선회하자니, 조금 늦은 느낌이다. 시즌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팀의 발전이 없다. 시즌 막판 몇 경기에 투입하는 건 의미가 없다. 어느정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회를 얻어야 선수들도 배우고 느끼는게 있다.

그 결단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듯 하다. 롯데는 이제 4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올해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년, 내후년 시즌이다. 현재 롯데 팜을 보면 갑자기 툭 튀어나올 유망 자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밖에서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 기껏해야 시즌 종료 후 FA 선수 1~2명 영입할 수 있는 게 다고, 그것도 어긋날 수 있다. 있는 선수들로 더욱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마운드가 문제다. 롯데는 시즌 내내 노쇠화된 불펜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불펜 문제에 가려져 있어 그렇지 선발투수도 키워야 한다. 현재 외국인 투수 2명과 송승준 외에 확실한 선발 요원이 없다. 만약, 롯데가 외부 영입으로 마무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외국인 투수 1명을 마무리로 영입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또 1명의 선발이 필요한데 이런 준비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선수는 그냥 키워지지 않는다. 2군에서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고 잘 한다 해도 1군 경험이 없으면 힘들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할 수도 없다. 또 위에서 언급했 듯, 아직 시즌을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이종운 감독의 절묘한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리빌딩 천명 시점이라고 판단이 되면 그 의사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일단 이 감독은 투수 김원중의 예를 들며 미래 선발투수로 클 환경을 올시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장에서 이런 의지를 보이면 프런트도 확실한 지원 의사를 보여야 한다. 옹졸하게 성적 가지고 흔들면 롯데 야구는 죽도 밥도 안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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