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4일 수원 kt 위즈전서 안타를 치면서 2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7년 이정훈이 기록했던 신인 최다경기 연속안타 기록과 타이다. 하지만 신인 최다경기 연속안타에 구자욱의 22경기는 기록되지 않는다. 구자욱은 신인왕 자격은 가지고 있지만 신인은 아닌 이른바 '중고신인'이기 때문이다.
이젠 신인 기록에 대한 범위를 넓힐 때가 된 게 아닐까. 데뷔 첫해에 신인왕에 오른 '순수 신인왕'은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 임태훈 이후 아직 없다. 2008년 삼성 최형우 이후 지난해 NC 박민우까지 7년간 '중고 신인'이 신인왕이 됐다. 올해도 후보가 구자욱과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정도로 둘 다 중고 신인이라 '중고 신인왕'은 8년째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 KBO리그는 입단 첫해부터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실력을 보이는 신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순수 신인 중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는 KIA 타이거즈의 강한울로 55안타였고, 최다홈런은 김하성의 2개였다. 신인 투수 중 10승 이상은 2006년 류현진(18승·한화) 한기주(10승·KIA) 장원삼(12승·현대) 이후 10년째 보이지 않고 신인 3할타자는 1998년 강동우(0.300·삼성) 이후 17년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KBO리그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젠 신인에 대한 범위를 더 넓힐 시기가 왔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신인 기록을 데뷔 첫해만이 아닌 신인왕 자격에 맞추는 것도 고려해볼 시기가 됐다. 그렇게 되면 좋은 성적을 거둔 신인왕이 신인 기록에도 함께 오를 수 있게 된다. 구자욱의 최다 경기 연속안타 기록이 신인이냐 1군 첫해 기록이냐로 구분할 필요가 없어진다. 팬들도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신인왕 자격에 맞추기가 힘들다면 1군 첫 해 기록이라도 신인 기록에 넣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굵직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선수도 적응을 못해 쫓겨나는 곳이 KBO리그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데뷔 첫해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KBO리그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젠 KBO의 눈높이도 조금은 높아져야할 때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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