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나은 오늘, 그리고 발전하는 내일. 성장의 묘미는 성취감과 기대감이다. 톨스토이는 인간 삶의 핵심 의미를 성장에 뒀다. 끊임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노력으로 그 가치를 실현하는 것. 이것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라고 했다. 야구에서 신인왕은 첫발을 내딛는 선수의 활약을 격려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야구계를 더 밝히라는 당부다. 프로야구 넥센과 경기를 하는 상대팀 사령탑은 이구동성으로 전광판에 올라있는 라인업을 보며 "피해갈 타자가 없다"며 혀를 내두른다.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팀. 거액을 주고 FA를 영입할 여력이 애초부터 없다. 넥센에선 떡잎이 나무가 되고, 나무가 거목이 된다. 넥센엔 그들만의 '성장 유전자'가 있다. 선수들은 동료를 보며 자극받고, 코칭스태프는 선수의 성장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다. 구단은 이를 통해 '히어로즈'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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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기록을 챙겨주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 마무리 손승락도 마찬가지다. 4년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하면 좋겠다. 국내야구 처음 아닌가. 기록은 평생 남는다. 좋은 선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팀도 강해진다. 궁극적으로 팀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라고 했다. 박병호와 서건창의 성공신화는 이미 '야구 교과서'에 오를 정도의 기념비가 됐다. 수위타자 유한준과 김민성도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한현희 조상우는 특급 셋업맨으로 거듭났다. 김하성이라는 스무살 유격수는 골든글러브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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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올해 강정호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로 보냈다. KBO리그 40홈런 유격수는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단한 자원이었음이 입증됐다. 역설적으로 넥센에는 큰 구멍이 예상됐다. 한데 넥센은 성공적인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김하성을 중심으로 또한번 성장을 이룬 동료들이 십시일반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올해가 끝나면 또다시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갈 가능성이 크다. 담담함으로 팀이 만든 최고작품의 '유출'을 준비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성장의 힘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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