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의 미스테리 13승, 투구폼의 변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7-29 22:04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서 두산 유희관이 교체되 들어가며 관중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29.

두산 유희관이 팀 역사상 좌완 최다승 타이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7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유희관의 역투에 힘입어 한화를 8대2로 눌렀다.

1회 2사 이후 연속 볼넷. 그리고 김경언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하지만 이후 유희관은 별다른 위기없이 8회까지 한화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변화가 있었다. 유희관은 이날 기존의 세트 포지션에서 자세를 바꿨다. 그동안 양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오른다리를 무릎 위까지 높게 올리며 추진력을 얻었다. 하지만 이날은 오른 다리를 뒤로 뺀 상태에서 와인드 업, 그대로 공을 던졌다. 더욱 많은 추진력을 얻은 유희관은 전체적으로 공이 빨라지는 효과를 얻었다.

패스트볼 최고 133㎞를 기록했다. 올 시즌 유희관은 시즌 초반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3~4㎞ 떨어진 상태에서 공을 던졌다. 평균 128㎞ 안팎의 패스트볼 구속이 나왔다.

총 투구수는 100개.

13승을 올린 유희관은 다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정말 다승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투구폼을 바꾼 것은 이날 결정됐다. 유희관은 "그동안 한화전에서 많이 등판했다. 지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맞는 등 부진했다. 분석을 많이 하고 나오는 것 같아서 경기 전 '투구폼을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유희관은 한용덕 투수코치에게 의견을 물어봤고, 결국 바뀐 투구폼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 경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제구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유희관 입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워낙 감각이 뛰어난 선수인데다, 변화에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앞으로도 계속 이 폼을 유지할 생각이다. 만약 상대 팀에서 적응하면 또 예전 폼으로 회귀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한 가지 욕심을 드러냈다. 두산 좌완 최다승은 1988년 13승을 기록한 윤석환이다. 유희관은 "팀내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록을 꼭 깨고 싶다"고 했다.

아직 많은 등판 기회가 남아있다.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다.

갑작스러운 투구폼 변화로 한화전 완벽투를 기록한 유희관이다. 그의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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