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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이 팀 역사상 좌완 최다승 타이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7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유희관의 역투에 힘입어 한화를 8대2로 눌렀다.
변화가 있었다. 유희관은 이날 기존의 세트 포지션에서 자세를 바꿨다. 그동안 양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오른다리를 무릎 위까지 높게 올리며 추진력을 얻었다. 하지만 이날은 오른 다리를 뒤로 뺀 상태에서 와인드 업, 그대로 공을 던졌다. 더욱 많은 추진력을 얻은 유희관은 전체적으로 공이 빨라지는 효과를 얻었다.
패스트볼 최고 133㎞를 기록했다. 올 시즌 유희관은 시즌 초반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3~4㎞ 떨어진 상태에서 공을 던졌다. 평균 128㎞ 안팎의 패스트볼 구속이 나왔다.
총 투구수는 100개.
13승을 올린 유희관은 다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정말 다승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투구폼을 바꾼 것은 이날 결정됐다. 유희관은 "그동안 한화전에서 많이 등판했다. 지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맞는 등 부진했다. 분석을 많이 하고 나오는 것 같아서 경기 전 '투구폼을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유희관은 한용덕 투수코치에게 의견을 물어봤고, 결국 바뀐 투구폼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 경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제구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유희관 입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워낙 감각이 뛰어난 선수인데다, 변화에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앞으로도 계속 이 폼을 유지할 생각이다. 만약 상대 팀에서 적응하면 또 예전 폼으로 회귀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한 가지 욕심을 드러냈다. 두산 좌완 최다승은 1988년 13승을 기록한 윤석환이다. 유희관은 "팀내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록을 꼭 깨고 싶다"고 했다.
아직 많은 등판 기회가 남아있다.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다.
갑작스러운 투구폼 변화로 한화전 완벽투를 기록한 유희관이다. 그의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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