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은 7월 들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삼성 구자욱은 '라이온즈 새내기'를 넘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안타제조기' 마냥 거침없이 몰아쳐 타율을 0.353(3위)까지 끌어올렸다. 넥센 유한준(0.370), NC테임즈(0.356)를 턱밑까지 추격중이다.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넥센관계자마저 28일 구자욱이 첫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자 "요즘 구자욱이 잘해도 너무 잘한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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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에 맞설 유일한 신인왕 경쟁자 넥센 김하성(타율 0.281)이 강조하는 부분은 장타력(홈런)과 수비다. 홈런은 김하성이 13개, 구자욱이 9개다. 수비에 있어 김하성은 할말이 더 있다. 팀의 주전 유격수다. 구자욱 역시 구멍난 수비 포지션을 4개(1루수, 3루수, 유격수, 우익수)나 소화하며 팀에 보탬이 되긴 했지만. 유격수 포지션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중치가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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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오히려 김하성의 수비보다는 공격에서의 차분함이 더 아쉽다고 했다. 이제 20살. 과도한 긴장때문에 타석에서의 루틴이 너무 많다. 본인 스스로 긴장을 털어내기 위해 의미없는 동작들을 이어간다. 산만하다기보다 긴장하고 있음을 상대가 인지하기 쉽다. 좋지 않은 모습이다. 근본적으로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지만 안착 시기를 앞당기고 싶은 것이 사령탑 마음이다.
신인왕 싸움에서 김하성은 괜찮은 타격과 발전하는 유격수 수비라는 분명한 무기를 지녔다. 하지만 구자욱이 지닌 무기는 갈수록 핵무기처럼 치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누가봐도 구자욱이 앞서 있다. 하지만 시즌은 남았다. 도전자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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