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홈런포를 앞세워 그 남자가 다시 왔다. 올시즌 초반, 덥수룩한 수염을 휘날리며 한화 이글스 돌풍을 진두지휘하던 '대전 이치로' 김경언.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의 표상으로 '착한 FA'라는 별칭까지 들었던 김경언은 두 번째 1군 복귀전이었던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7회말 솔로홈런을 날리며 한화 팬들에게 강렬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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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언은 지난 5월2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날 대전 KIA전 때 상대 선발 임준혁이 던진 공에 맞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기 때문이다. 그 후로 2개월간 꼬박 재활에 매달렸다. 당시 김경언의 부상은 한화 전력에 큰 데미지를 남겼다. 김성근 감독은 당시 "어떻게든 이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게 숙제"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위해 이종환 이성열 등의 외야 자원을 활용해보기도 했고, 심지어는 수비 전력강화를 위해 정근우에게 외야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정근우는 중견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래서 김경언의 빠른 복귀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까지 보내 치료를 받게 했다. 어쨌든 이런 노력덕분에 김경언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7월초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 8일에 처음 1군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준비가 덜 돼 있었다. 부상에서는 회복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8일 대전 두산전부터 15일 청주 롯데전까지 6타석에 나왔지만 안타를 치지 못했다.
결국 김경언은 16일에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시 김 감독은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2군 경기에 내보내 감을 되찾게 한 뒤에 부르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확히 열흘이 지난 26일에 김경언은 두 번째 컴백을 한다. 확실히 다시 돌아온 김경언은 시즌 초반의 모습을 되찾은 듯 하다. 비록 한화는 이날 타선 침묵 때문에 2대8로 졌지만, 김경언은 복귀전에서 솔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한화가 패배 속에서 유일하게 거둔 소득이다.
이같은 모습이 유지된다고 보면 김경언의 복귀는 분명 향후 한화의 후반기 레이스에 큰 추진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김경언의 합류는 다양한 라인업 구성을 가능케 한다. 이로 인해 상황별 맞춤 전력을 꺼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확실히 플러스 요인이다. 일단 현재는 부상 재발을 우려해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외야 수비까지 한다면 이성열이나 신성현 등을 대타로 준비해 둘 수 있다. 워낙 대타 작전을 선호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어쨌든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지는 건 호재다. 김경언이 한화의 후반기 순위 싸움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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