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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가 있을 때의 한 방, 중심타자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SK 와이번스는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중심타선에 변화를 줬다. 3번을 치던 이재원을 5번으로 내리고, 김강민을 그 자리에 기용했다. 김강민이 전날 한화전에서 2번타자로 나가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4타점을 올리자 김용희 감독은 이날 타순을 바꾼 것이다. 출루율이 좋은 이명기와 박계원의 테이블세터가 찬스를 잡으면 김강민-브라운-이재원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불러들이는 짜임새를 기대했다.
이재원은 0-1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1루서 한화 선발 송창식의 초구 140㎞짜리 바깥쪽 직구를 밀어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역전 투런포. 이어 2-2 동점이던 6회초에는 2사 1,3루서 송창식의 124㎞짜리 한가운데 포크볼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스리런 대포를 쏘아올렸다. 주자가 있을 때,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해결 본능을 드러냈다.
전날까지 이재원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43타점을 올리고 있었다. 이재원은 올해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이 3할5푼8리, 득점권 타율이 3할8푼9리로 강력한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도 주자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투아웃 상황에서 상대의 기를 꺾어놓는 대포를 날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재원은 지명타자가 주포지션이고 주전 포수 정상호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마스크를 쓴다. 하지만 컨디션 유지에 애를 쓰고 있는만큼 기복이 적은 편이다.
SK는 6월 들어서도 타선의 집중력이 나아지지 않아 코칭스태프 개편까지 단행했다. 중심타선의 폭발력이 경쟁팀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전날까지 팀홈런이 10개팀중 두 번째로 적은 49개였다. '위기의 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원의 이날 타격이 전체 타선 분위기를 달라지게 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기 후 이재원은 "오늘 경기 전 (이)명기에게 오늘은 내가 히어로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기쁘다. 팀성적이 좋지 않지만,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팬 여러분들이 많은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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