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빠른 결단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까. 찰리의 퇴출과 이민호의 선발 기용, 모두 팀의 미래를 위함이다.
NC는 지난 5일 외국인 투수 찰리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100만달러 몸값을 받는 정상급 외인의 충격적인 퇴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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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다. 2년간 NC의 에이스였다. 2013년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며 '한국형 외인'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12승8패 평균자책점 3.81로 다소 흔들렸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2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74. 에이스라고 부를 수 없는 성적이었다. 6이닝을 소화한 건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5경기에 이른다.
찰리는 과거 팀내 융화력과 성품으로 좋은 내부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사실상 다년계약을 한 지난해부터 태도의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에는 심판에게 한국어로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는 자신의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아졌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외국인 선수의 이러한 태도는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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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NC 선발진에는 또다른 외국인 투수 해커와 토종 에이스 이재학, 그리고 베테랑 손민한과 박명환, 언더핸드스로 이태양이 있다. 하지만 손민한과 박명환은 등판 이후 엔트리에서 말소돼 한 차례씩 로테이션을 거르고 있다. 이재학도 아직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갖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하지만 NC는 이 상황 속에서도 5월에 20승을 올리며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대로는 원활한 경기 운영이 불가능하다. 5월에 거둔 승리는 팀에 조금씩 과부하를 안겼다. 불펜진 운영을 위해서는 선발진에 숨통을 틔워줄 투수가 필요했다.
NC의 선택은 우완 영건 이민호였다. 이민호는 지난해 여섯 차례 선발등판 경험이 있다. 올해도 스프링캠프 초반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다 원종현의 투병 등 불펜진 공백으로 인해 다시 필승계투조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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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시즌을 준비한 효과가 있었다. 또한 NC 포수 김태군은 "불펜에서는 점수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데 선발로는 3점까지 괜찮다는 여유가 있다. 그래서 불펜으로 던질 때의 직구 구위를 유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6일 경기서 5이닝 1실점으로 완벽하게 삼성 타선을 틀어막고 데뷔 두 번째 선발승을 올렸다. 갑작스러운 선발 전환에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경기 후 NC 김경문 감독은 "이민호가 1승 이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승리를 따냈다. 이민호는 앞으로 선발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민호의 선발진 진입은 NC로서는 또 하나의 강수다. 불펜이 다소 헐거워질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이민호는 선발로 키워야 하는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단을 내렸다.
장기 레이스를 위해 팀워크를 해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빠르게 퇴출시키고, 팀의 미래에게 선발 기회를 준 NC. 과연 5월에 보여준 무서운 잠재력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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