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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500홈런은 정말 꿈이기만 한 걸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6-04 00:25 | 최종수정 2015-06-04 06:06


한국프로야구 홈런의 전설이 된 이승엽. 과연 개인 500홈런 기록은 정말 꿈으로만 남겨놔야 할 기록일까.

이승엽의 400호 홈런이 터졌다.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 당분간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제는 500홈런 고지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하게만 여길 수치도 아니다.

이승엽은 400홈런 기록 달성 후 조심스럽게 다음 목표를 제시했다. 일단 450홈런을 보고 뛰겠다고 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고 힘, 순발력 등 모든 기능이 저하된다. 때문에 이승엽의 450홈런 목표는 꽤 현실적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올시즌을 마치면 또다시 FA자격을 갖춘다. FA를 선언해 2~3년 정도 재계약을 한다고 가정하고 한 시즌에 20~25홈런 정도를 친다고 하면 450홈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승엽의 부친 이춘광씨도 "아들이 50홈런은 충분히 더 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게 숫자가 딱 떨어질 때 더 가치가 있는 법. 이왕이면 500홈런 목표를 세워볼만 하다. 당장 올시즌 홈런수를 더 추가할 수 있다. 30홈런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 그렇게 되면 단순히 수치로 4년 정도 더 뛰며 20홈런씩을 때리면 된다.

4년동안 지금의 컨디션과 페이스를 잃지 않는게 관건이다. 불가능한 일은 절대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다. 분명히 전성기 시절에 비해 배트 스피드는 줄었지만 힘은 여전하고 베테랑으로서의 수싸움과 경험으로 그 스피드 문제를 이겨낼 수 있다.

또, 특별한 부상이 없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본에서 활약할 시절 왼쪽 엄지 수술 등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현재는 당시 아픔을 이겨내고 정상적으로 타격을 하고 있다. 이 부상 외에 이승엽이 특별히 아프다는 얘기를 우리가 들었던 적은 없다. 이승엽은 철저한 자기관리의 대명사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이승엽은 2013 시즌 타율 2할5푼3리, 13홈런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은퇴할 때가 됐다", "이제 이승엽도 끝이다"라는 냉정한 말을 들어야 했다. 잘나갈 때 그 어떤 것보다 뜨거운 성원을 받다가도, 조금만 부진하면 더 많은 욕을 먹는게 스타의 숙명. 많은 스타 선수들이 이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승엽은 꺾이지 않았다. 타격폼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이승엽은 지난해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타자로 부활하며 올시즌 활약과 400홈런 대기록을 예고했다. 이런 정신력이라면 40세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초석이 충분히 될 수 있다.

500홈런. 일단 본인은 몸을 낮췄다. 하지만 단순히 높게 바라봐야만 할 꿈은 아닌 듯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3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8대1로 승리한 훈 삼성 이승엽이 400홈런 기념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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