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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블랙, 진짜 잘 맞히고 잘 뛰는 반전 사나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6-04 21:02 | 최종수정 2015-06-04 21:02


kt와 SK의 2015 KBO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kt 댄 블랙이 좌전안타를 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04/

kt 위즈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은 반전의 사나이였다.

kt 위즈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이 드디어 첫 선을 보인다. kt는 4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블랙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이날 경기 곧바로 4번-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집어넣었다. 미국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다 왔기에 곧바로 실전에 나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블랙은 하루 전인 3일 입국했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격-수비 훈련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경기 전 만난 블랙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야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한국은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중간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며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한국 무대 진출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블랙은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린드블럼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미국 퍼듀대에서 같이 야구를 했다. 블랙은 포수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기에 안친할 수 없다. 입국 전 린드블럼을 통해 한국과 한국야구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고. 재밌는 건 린드블럼의 조언이 야구와는 상관없는 매우 현실적인 것들이었다는 점이다. 블랙은 "린드블럼이 나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해줬다. 첫째, 한국은 전기가 220볼트이기 때문에 어댑터를 꼭 챙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에 너의 덩치에 맞는 큰 옷이 없으니 옷을 많이 싸오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블랙은 프로필에 키 1m93, 116kg으로 소개됐는데, 실제 모습은 훨씬 크게 느껴졌다. 조범현 감독이 "영상을 볼 때와 다른 사람이 왔다. 마르테가 날씬해보인다"라고 얘기했을 정도.

블랙은 마르테와도 친분이 있다고 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함께 뛰며 얼굴을 익힌 사이였다. 블랙은 "아직 많은 얘기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투수 스타일이 미국과 많이 다르다는 정도의 얘기를 들었다. 마르테는 정말 좋은 친구다. 도미니카에서도 맛집을 많이 데려갔다"며 반가워했다.

블랙은 위즈의 새 마법사가 돼 어떤 마법을 부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엄청 빠르고 번트도 잘 댄다"라는 유쾌한 답을 했다. 그런데 진짜였다.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나가 김상현의 좌중간 안타 때 엄청난 주력으로 3루까지 뛰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 감독은 블랙에 대해 "30경기 정도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연습 배팅을 보니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실전에서 변화구 대처 능력 등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스위치 타자이기 때문에 경기 운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잘 치기만 한다면 어느 타석에서 치든지 상관 안하겠다"고 밝혔다. kt 나도현 운영팀장은 "삼진을 쉽게 당할 선수는 아니다. 덩치에 비해 생갭다 타구 비거리가 짧을 수는 있지만 컨택트 능력은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도 진짜였다.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단타 3개와 선구안을 과시했다. 체구에 걸맞는 힘은 당연히 있는데, 이 힘을 텍사스 안타로 연결시키는 희귀한 능력을 발휘했다. 첫 번째, 세 번째 안타 모두 빗맞은 타구인데 힘에 의해 행운의 안타가 됐다. 첫 안타는 배트 손잡이쪽에 맞아 방망이가 부러지는 와중에도 안타가 됐다.

스위치 타자로서의 능력도 잘 보여줬다. 안타 3개는 우완투수를 상대로 좌타석에서 쳐냈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 좌완 고효준을 상대로는 우타석에 들어서 선구안을 발휘하며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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