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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의 경제학, 투타 경제성 1위 손민한-최준석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6-01 11:43


야구에서 경제적인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투수의 투구와 관련된 게 가장 클 것이다.

선발투수는 최대한 적은 공으로 많은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자신의 체력이나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수비에 나가는 야수들의 집중도를 위한 측면도 있다. 투구수가 많아지고 볼넷이 늘면, 야수들의 집중도는 떨어져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고, 타석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2015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손민한이 두산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8/
이런 측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NC 다이노스 불혹의 베테랑 손민한(40)이다. 손민한은 올 시즌 9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58로 나이를 잊은 '회춘투'를 선보이고 있다. 5월에만 20승을 거두며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운 NC의 상승세를 이끈 주축이다. 손민한도 5월에 4전 전승을 기록했다.

손민한의 이닝당 투구수는 14.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가장 적다. 2위인 SK 와이번스 켈리(15.4개)와는 정확히 1개가 차이가 난다. 타자가 치기 좋은 코스에서 공을 반 개, 한 개씩 조절하면서 투구하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보통은 치기 어려운 코스로 공을 던지려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손민한은 정반대다. 타자의 배트를 유도하려 그 코스에 공을 던지고,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범타를 유도한다. 전성기처럼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지만, 경제적인 투구로 길을 찾은 케이스다.

반대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비효율성'의 대표 주자는 누구일까. LG 트윈스의 외국인 선수 루카스다. 루카스는 이닝당 투구수가 19.6개에 이른다. 손민한보다 5개 이상 많이 던진 것이다.

둘의 차이는 볼넷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손민한은 경기(9이닝)당 볼넷이 1.07개에 불과하다. 한 경기에 1개 정도만 허용한 것이다. 반면 루카스는 9이닝 환산시 볼넷이 5.74개다.


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최준석이 롯데 6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안타를 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31/
타자들도 이와 비슷한 측면에서 상대의 경제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략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타석당 상대 투수가 얼마나 많은 공을 던지게 했는지 보는 것이다. 끈질긴 파울 커트, 그리고 뛰어난 선구안으로 상대를 괴롭힌 타자는 누구일까.


과거 집요한 파울 커트로 상대 투구수를 늘리며 '용규놀이'란 별명도 얻은 이용규와 정반대 유형의 타자가 1위에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최준석은 타석당 투구수가 무려 4.66개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운 52명의 타자 중 단연 1위. 볼넷 개수도 돋보인다. 올 시즌 47개의 볼넷을 골랐고, 타석당 볼넷이 0.21개로 역시 1위다.

반면 참을성이 다소 부족했던 타자는 누구일까. 타석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타자는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타석당 3.42개의 공을 상대했다. 최준석과는 1개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놀라운 건 김현수가 성급하게 배트가 나갔음에도 타석당 삼진수가 0.10개로 최소 3위였다는 점. 김현수의 공격적인 성향이 눈에 띈다. 반면 타석당 볼넷수는 0.12개로 준수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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