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경제적인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투수의 투구와 관련된 게 가장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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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의 이닝당 투구수는 14.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가장 적다. 2위인 SK 와이번스 켈리(15.4개)와는 정확히 1개가 차이가 난다. 타자가 치기 좋은 코스에서 공을 반 개, 한 개씩 조절하면서 투구하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보통은 치기 어려운 코스로 공을 던지려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손민한은 정반대다. 타자의 배트를 유도하려 그 코스에 공을 던지고,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범타를 유도한다. 전성기처럼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지만, 경제적인 투구로 길을 찾은 케이스다.
둘의 차이는 볼넷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손민한은 경기(9이닝)당 볼넷이 1.07개에 불과하다. 한 경기에 1개 정도만 허용한 것이다. 반면 루카스는 9이닝 환산시 볼넷이 5.7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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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집요한 파울 커트로 상대 투구수를 늘리며 '용규놀이'란 별명도 얻은 이용규와 정반대 유형의 타자가 1위에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최준석은 타석당 투구수가 무려 4.66개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운 52명의 타자 중 단연 1위. 볼넷 개수도 돋보인다. 올 시즌 47개의 볼넷을 골랐고, 타석당 볼넷이 0.21개로 역시 1위다.
반면 참을성이 다소 부족했던 타자는 누구일까. 타석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타자는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타석당 3.42개의 공을 상대했다. 최준석과는 1개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놀라운 건 김현수가 성급하게 배트가 나갔음에도 타석당 삼진수가 0.10개로 최소 3위였다는 점. 김현수의 공격적인 성향이 눈에 띈다. 반면 타석당 볼넷수는 0.12개로 준수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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