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기다렸던 모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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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즌 10번째 선발로 나온 탈보트는 1회초 선두타자 김원섭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사실 중견수가 잡을만 한 타구였다. 그러나 이날 한화 중견수는 무려 9년 만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근우였다. 결국 정근우는 내야 뒤쪽으로 애매하게 떨어진 타구를 쫓아오다가 유격수 권용관과 서로 미루다 2루타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이 수비에 흔들린 탈보트는 후속 신종길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초반 대량실점의 위기 상황. 그러나 유격수 권용관이 뛰어난 수비로 탈보트를 진정시켰다. 스킵 동작을 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가 3번 김주찬이 친 안타성 직선타를 직접 잡았다. 이어 2루로 토스해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김원섭까지 잡아내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순식간에 2사 1루. 신종길의 도루로 2사 2루가 됐지만, 탈보트는 4번 브렛필을 고의 4구로 거른 뒤 김다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힘겹게 1회를 마쳤다.
이어 김민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내야 수비가 도움을 줬다. 후속타자 박기남의 직선타구를 2회부터 2루수로 돌아온 정근우가 정확히 잡아내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탈보트의 투구수가 107개가 된 시점. 한화 벤치는 교체 타이밍이라고 판단해 2사 1, 3루에 필승조 송창식을 투입했다. 송창식은 이홍구를 풀카운트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탈보트의 실점 위기를 잘 막아냈다.
송창식이 한 타자를 잡은 뒤 박정진이 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 윤규진이 8회초 2사에 나와 1⅓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4월2일 이후 56일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날 깔끔한 호투로 승리를 따낸 탈보트는 "2군에서 왼쪽 팔이 투구 때 벌어지는 것을 교정한 것이 구위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호투 비결을 밝혔다. 이어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팀에서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줬는데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기회를 주고 믿어줘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내와 딸아이가 내게 큰 힘을 줬다"고 밝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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