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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이 베일을 벗었다. KBO리그 2015시즌 32경기 만에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선은 강렬하지 않았다. 한나한의 향후 거취가 밝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나한이 7일 잠실 두산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2삼진. 그는 낯선 KBO리그에서 첫 경기 출전이라 서두르지 않았다. 타석에서 될 수 있는 한 공을 많이 보려고 했다.
두번째 타석은 0-3으로 끌려간 4회 주자 1,2루 득점권 상황.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갔다. 한나한은 박지규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아 첫 득점했다.
한나한은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KBO리그 첫 안타를 쳤다. 두산 구원 언더핸드스로 양 현으로부터 좌중간에 떨어지는 단타를 쳤다. 생소한 스타일이지만 공을 끝까지 잘 봤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한나한은 7회 득점권 찬스에 등장했다. 2사 주자 2루. 우완 이재우를 상대했다. 풀 카운트에서 몸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해결사 역할을 못했다. 연장 10회 무사 주자 1루에서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연장 11회 2사 주자 만루 찬스에선 대타 박용택으로 교체됐다.
LG는 연장 11회 정성훈의 결승 타점을 포함 2점을 뽑아 6대4로 승리, 7연패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을 이날 전격적으로 1군으로 끌어올렸다. 당초 한나한의 퓨처스리그(2군)에서의 경기력을 보고 1군 콜업 시점을 정할 예정이었다.
한나한은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었다. 지난 1월 LG의 미국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한 후 종아리 근육통이 시작됐다. 그로 인해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뒤로 처졌다. 전훈 연습경기, 3월 시범경기를 모두 건너뛰었다. 한나한은 최근까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해왔다. 그리고 최근 연세대, 중앙대와 연습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 실전 감각을 테스트했다.
양 감독은 한나한을 예정 보다 빨리 1군 등록한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한나한이 준비가 됐다고 했다. 본인이 빨리 뛰고 싶다고 했다. 2군 경기에 출전하는 게 적응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리고 팀 상황을 고려할 때 분위기를 바꿀 필요도 있었다."
한나한은 메이저리그 600경기 이상의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LG는 연봉 100만달러(약 10억원)를 투자하면서 영입 당시 한나한에게 3루 수비를 맡기려고 했다. 한나한의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현재 한나한의 몸상태는정상 수비가 안 된다. 수비에 필요한 전력 질주에 무리가 따른다.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결국 한나한은 당분간 지명타자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한나한의 현재 쓰임새는 최초 계획과는 다르다. 그는 "LG 경기를 매일 봤다. 상황에 맞는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는 한나한의 5월 활약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양 감독은 "한나한에게 홈런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한나한이 팀에 잘 녹아든다면 LG는 대체선수를 찾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나한이 다시 허리나 종아리에 통증을 느낄 경우 LG는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또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공수에서 팀 공헌도가 낮을 경우에도 LG와 이별할 가능성이 높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