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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언, 김경언."
한화 이글스의 성적이 부진할 때, 대전의 외로운 스타는 김태균이었다. 타석에 들어서면 간판타자 김태균이 팬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FA로 영입된 정근우와 이용규가 지난해부터 그 환호성을 나눠 가진 정도.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 선수가 나올 때 팬들이 가장 열광한다. '김치로' 김경언이다. 믿기 힘든 맹타 행진이다. 5일 kt 위즈전도 그랬다. 1회초 상대 김상현에게 선제 스리런 홈런을 맞아 어린이날 이글스파크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그런데 1회말 김경언이 개인통산 1000경기 출전 기록 달성으로 박수를 받으며 타석에 들어서더니, 그 박수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동점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3안타 4타점 경기. 이번 시즌 28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중심타선에서 타율 3할6푼5리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대박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3년 8억5000만원의 헐값(?)에 FA 계약을 맺었기에 팬들은 그를 'FA 모범생'이라 부른다.
오히려 김 감독이 주목하는 부분은 김경언의 멘탈. 김 감독은 "기질 자체가 승부욕이 강하다. 성격이 야구에 집중하면 매우 잘할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KIA 타이거즈 시절부터 타격 자질이 좋아 성장 가능성이 큰 외야수로 손꼽혀왔지만 꽃을 피우지 못한 김경언이었다. 독한 스타일이 못돼 야구가 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평가와는 달리 김 감독의 눈에는 김경언은 야구가 정말 간절한 선수로 보였고, 기회를 줬다.
결국 야구는 멘탈 싸움. 프로에 올 정도의 선수라면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코칭스태프가 자신을 믿어준다면, 선수는 그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치고 달리게 돼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경언 본인도 안정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면서 야구가 잘 되고 있다며 지금의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