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66, LG 박용택의 ‘낯선 부진’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5-04 08:41



LG의 연패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4월 29일 대구 삼성전부터 5월 3일 잠실 삼성전에서 5연패했습니다.

연패의 원인은 타선 침묵입니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 타선은 넥센의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 20.2이닝 동안 5안타 3득점에 그쳤습니다. 매 경기 끌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타선 전체에 슬럼프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LG의 간판 박용택은 0.266의 타율을 기록 중입니다. 출루율은 0.322, 득점권 타율은 0.238로 저조합니다. 볼넷 6개를 얻는 동안 15개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선구안과 정확성이 부족합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38타수 10안타 0.263의 타율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입니다.

박용택은 홈런 5개로 팀 내 1위이며 장타율은 0.519를 기록 중입니다. 3번 타자로서 장타를 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스윙이 커지면서 궤적 또한 퍼 올리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2011시즌을 연상시킵니다. 주장 겸 4번 타자로 낙점된 박용택은 근육을 불려 4월말까지 6홈런 20타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데뷔 이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20홈런을 넘어 30홈런까지 가능한 기세였습니다. 하지만 6월부터 8월까지 긴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시즌 막판 방망이를 가다듬어 3년 연속 3할 타율을 어렵사리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박용택은 작년까지 6년 연속 3할 타율을 작성했습니다. 꾸준함의 이면에는 타격 자세에 대한 고민은 물론 타격 이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뒷받침되었습니다. 올 시즌 장타를 노리는 타격 자세로의 변화를 추구한 것도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을 위한 그의 헌신적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FA 계약 첫 해부터 영원한 LG맨으로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만 32세였던 2011년에 시도했다 성공하지 못했던 변화가 만 36세인 올해 성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O리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작년 시즌 초반 박용택은 1번 타자로서 선구안을 중시하는 변화를 도모한 바 있습니다. 4월말까지 0.330의 타율을 기록했고 23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0개의 삼진을 당하는 데 그치며 호조를 보였습니다. 타석에서 공을 오래 지켜보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습니다. 시즌 중반 이후 정성훈에 1번 타자 자리를 넘겨주었지만 박용택의 시즌 초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팀 타선 전체가 가라앉은 현 상황을 감안하면 박용택은 작년 시즌 초반과 같은 타격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박용택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5월초까지 이어지는 긴 부진은 낯설기만 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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