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선발투수 심수창이 첫 승 대신 첫 세이브를 안았다. 하지만 1승만큼 값진 세이브였다. 그 역시 "내 힘으로 꼭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심수창은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 2011년 9월 8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부터 개인 10연패에 빠져있다. 그해 8월 9일 부산 롯데전 승리로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8연패에서 벗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연패가 시작됐다. 롯데로 이적한 뒤에도 승리는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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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은 그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3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면서 3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3이닝 세이브. 시즌 첫 승 대신 첫 세이브를 올렸다. 9회말 서동욱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치는 순간, 심수창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개인의 10연패를 끊은 1승은 아니었지만, 승리를 지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누구보다 더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1승이지만, 의미는 컸다. 이종운 감독도 경기 후 "오늘 1승은 너무나 값지다"며 기뻐했다. 심수창의 보직을 가리지 않는 역투와 8회말 아두치-김민하의 연이은 슈퍼세이브라는 명장면이 연출되면서 롯데는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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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종운 감독은 "수창이가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줘 정말 감사하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경기로 수창이가 동료들을 더 믿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심수창을 칭찬했다. 승리 후 심수창을 포옹해주면서 누구보다 기뻐한 그였다.
심수창 역시 반드시 승리하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무조건 이기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나 역시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았고 이겨서 좋다"며 "마운드 위에서는 나의 힘으로 꼭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수창의 의미 있는 3이닝 무실점 세이브와 롯데의 값진 1승, 심수창과 팀 모두 기분 좋게 웃으며 그라운드로 떠났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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