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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IA 타이거즈 최희섭의 부활에 '물음표'를 떼도 될 것 같다.
최희섭이 시즌 2~3호 홈런을 터트리며 타이거즈를 개막 4연승으로 이끌었다. 3일 kt 위즈전에 5번-지명타자로 출전한 최희섭은 2회초 첫 타석에서 중월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B1S,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kt 선발 투수 필 어윈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때려 펜스 가운데를 넘겼다. 0-0 균형을 깨트린 선제 홈런이었다.
시즌 3호 홈런은 8회초 1사 1루에서 터졌다. 볼카운트 2B1S에서 상대 투수 이준형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펜스를 넘겼다. 3-0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홈런 2개에 3타점, 볼넷 1개. 최희섭의 한 경기 홈런 2개는 2013년 5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699일만이다.
요즘 최희섭을 만나보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컨디션을 물어보면 밝은 표정으로 "야구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시즌에 은퇴를 생각했던 최희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2009년 우승의 주역인 최희섭은 2011년 이후 침체에 빠졌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에 따른 재활훈련으로 1군 경기에 한 게임도 나서지 못했다. 야구 포기를 고민했던 최희섭은 지난해 10월 말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후 마음을 다잡고 재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이제 길고 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 나온 것 같다.
선발 양현종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최희섭의 홈런 2개를 앞세운 KIA는 5대0 완승을 거뒀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던 타이거즈의 초반 돌풍이 무섭다.
수원=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