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글러브요? 가방 안에 곱게 모셔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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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박노민은 김 감독의 스프링캠프에서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김 감독이 이런 식으로 박노민에게 여러가지 변화를 주문한 이유는 전력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서였다. 김 감독이 처음으로 박노민을 외야수로 바꿀 생각을 한 것은 지난 1월 중순 고치 1차 캠프 초반부터였다. 당시 한화 포수 자원으로는 조인성을 필두로 정범모 박노민 지성준 등이 있었다. 조인성이 유력한 주전감이었고,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 1군 백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 여기서 탈락한 사람은 2군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수비력만으로 보면 당시 박노민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박노민에게는 '장타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김 감독으로서는 박노민의 장타력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외야수 전환'이다.
하지만 박노민은 다시 포수로 돌아오고 말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2일 조인성이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기 때문. 갑작스러운 주전포수의 이탈로 인해 김 감독은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고, 그 결과가 박노민의 포수 컴백이다. 정범모와 박노민, 지성준 등이 서로 협력해 안방을 지켜주길 바란 것. 그래서 박노민은 다시 포수 장비를 꺼내들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박노민은 현재 팀이 처한 상항과 자신이 해야할 일은 명확히 알고 있다. 그는 "결국 내 장점을 살리는 수 밖에 없다. 백업 포수 역할에 집중하면서 장타력을 더 키우도록 하겠다. 지금도 멀리치는 걸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제는 좀 더 정확하게 칠 수 있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수로 돌아온 박노민의 활약이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