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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 전패' KIA가 주전을 내지 않는 이유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2-26 07:27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리그 성적은 처참하다. 하지만 정작 김기태 감독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KIA 캠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KIA는 2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8전 전패다. 일본 프로팀들과 많은 경기를 치렀다 해도 다소 어리둥절한 성적이다. 22일 한화 이글스전과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모두 패했다.


KIA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0.
사실 연습경기 선발 라인업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주전'이라고 여겨지는 선수들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이름도 생소한 지난해 신고선수, 올해 신인선수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IA와 상대하는 타구단 전력분석원들이 경기 전 가이드북에서 선수를 한참 찾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오히려 주전들은 경기 후반을 기다린다. 무명의 젊은 선수들이 먼저 뛰고, 주전들은 컨디션 점검차 타석에 들어선다. 25일 넥센전에서도 8회부터 익숙한 이름을 볼 수 있었다. 8회말 1사 후부터 김원섭, 신종길, 김주찬, 필, 나지완이 차례로 나왔다.

보통은 주전급 선수들로 시작해 경기 후반부터 백업 선수들을 테스트하곤 한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정반대로 접근하고 있다. 왜일까. 김 감독에게 물었다.

그는 "지금도 얼마든지 주전 라인업을 짤 수 있다. 27명의 엔트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가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선 27명이 아니고, 40~45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습경기에 나서는 무명의 선수들은 바로 KIA의 '예비 전력'이다. 1군 선수들을 받쳐줄 소중한 자원들이다. 최근 수년간 KIA는 주축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무너지곤 했다. 주전 중에 부상 선수가 생기면, 그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다. 주전과 백업 멤버, 또 1군과 2군의 격차가 너무 컸다.


KIA 타이거즈의 25일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 라인업. 생소한 이름이 대부분이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다소 극단적인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는 현재 연습경기 결과에 대해 "아무 의미 없다. 지금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실패하더라도 계속 현재 예정된 멤버대로 가겠다"고 했다.


자취를 감춘 주전 외에 패배의 원인이 또 있다. 바로 투수들을 이닝 도중에 교체하지 않는다는 철학이다. 이닝수를 정해놓고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선수가 뭇매를 맞아도 강판시키지 않고, 스스로 이닝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 자신의 이닝은 반드시 책임지게 하는, 이 역시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닝 중간에 투수교체를 한 적이 없다. 투수코치에게도 '지금 많이 맞아 보자'고 말했다. 시즌 중에 맞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연습경기 결과가 좋지 않지만, 김 감독은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투구 도중 타구에 맞은 외국인 투수 험버를 제외하면 모두 구상대로 가고 있다. 수비 같은 부분도 많이 좋아졌다. 시범경기까지 잘못된 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1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킨쵸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KIA 타이거즈의 훈련이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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