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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동현(32)은 지난 2년 동안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중간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13시즌 25홀드(2위), 지난해에는 23홀드(3위)를 하면서 한현희(넥센) 안지만(삼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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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은 지난해말 클로저 봉중근 다음으로 새 투수 조장이 됐다. 2년 동안 LG 투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는 LG 투수진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거짓말이 아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의 공이 정말 좋아졌다. 예전의 그 애들이 아니다. 나도 지는 걸 싫어하는데 보고 있으면 내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다. 올해도 삼성을 뛰어넘는 최강 불펜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동현이 말한 자신감이라면 LG는 이번 시즌 지난해 보다 늘어난 144경기를 치르는데 투수쪽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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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개인적으로 분명한 목표를 하나 갖고 있다. 'FA 대박'이다. 성적을 내고 좋은 조건에 FA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현은 "올해를 잘 마치면 (나는) LG에서 처음으로 중간 투수로 FA가 된다. 안지만 만큼은 아니어도 그 정도로 대우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지난해말 원 소속팀 삼성과 4년 65억원에 FA 계약했다. 이동현과 안지만은 같은 1983년생. 이동현이 생일(1월 12일)이 빨라 학년이나 프로 입단 등에서 모두 1년 먼저다.
안지만이 중간 투수도 잘만 하면 FA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동현은 안지만의 길을 따라가고 싶은 것이다. 안지만은 지난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또 삼성이 통합 4연패를 이루면서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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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은 개인 타이틀 보다 우승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근접했던 홀드왕 타이틀에 대한 뒷얘기를 꺼냈다. 그는 지난 2013시즌에 중후반까지 한현희와 홀드 부문 타이틀 경쟁을 했다. 결과적으로 한현희가 27홀드로 이동현(25홀드) 보다 2개 더 많았다.
이동현은 "당시 염경엽 감독님을 만났는데 '나 보고 너는 홀드왕 못한다. 내가 한현희를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많이 밀어주시라'고 말했던 일화가 있다. 그런데 올해도 잠깐 만났는데 염 감독님이 올해는 홀드왕을 나보고 하라고 했다. 그래서 '감독님 속셈을 다 안다. 올해는 조상우를 밀어주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니까 감독님이 '눈치 빠른데'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염경엽 감독은 LG 운영팀장 출신으로 이동현 등 LG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이동현은 "올해도 타이틀 욕심은 없다. 팀이 잘 됐으면 좋겠고, 나중에 팬들이 LG 중간 투수 하면 이동현이었지라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