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투수가 잘 던지게끔 도와줘야 한다."
2015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포수는 누구일까.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13년 부임과 동시에 상무에서 전역한 박동원(25)에게 주전으로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막 군복무를 마친, 고졸 5년차 포수가 주전 안방마님의 중책을 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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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시즌 중반 이후 기회를 잡았다. 허도환 대신 선발로 나가는 날이 늘었고, 결국 포스트시즌까지 안방을 지켰다. 그렇게 박동원은 실패를 겪으며 주전 포수로 성장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박동원에게 다시 '우선권'이 왔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안방을 지킨 박동원이 1순위인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박동원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내가 주전 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한테 먼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경험을 안긴 지난 1년이었다. 박동원은 "지난해 초에는 수술도 하고, 준비가 많이 안 돼 있었다. 실패를 하고 2군에 갔는데, 이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이 괜찮아졌다. 1군에 올라와 경기 전에 감독, 코치님과 스윙을 하며 많이 배우면서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포스트시즌 때는 준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최)경철 선배가 하는 걸 많이 봤다. 경험 많은 선배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기 흐름 같은 부분에서 어떻게 해야겠다 많이 배웠다. 올해는 좀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첫 가을야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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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포수는 투수가 제일 잘 던지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수가 던지고 싶어 하는 사인을 내주는 게 내 역할이다. 투수들을 믿고 따라갈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우리 팀은 방망이가 좋기 때문에 내가 꼭 쳐야 할 필요는 없다. 투수들 리드를 잘 하고, 블로킹 잘 해주고, 도루 시도를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수비형 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전 포수 자리에 대한 우선권을 가졌지만, 느슨해질 생각은 없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박동원과 허도환, 유선정으로 1군 포수를 구성할 생각이다.
박동원은 "144경기를 다 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100경기도 모른다. 시즌 초반에 나갈 지 몰라도, 중간에 부진하면 당연히 감독님께서 주전을 바꿀 것이다. 144경기를 생각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를 생각하겠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 시즌 놓친 우승이다. 그는 "작년에 중요한 경기에 많이 나갔다. 실패했던 걸 보완하겠다. 올해는 실패하지 않고, 우승을 위해 경기에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