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셋업맨 안지만은 전지훈련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뜨거운 햇볕속에 진행되는 훈련에 지쳐갈 때 쯤 재미난 행동과 말로 훈련 분위기를 올려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코치들도 안지만과의 입씨름을 하면서 즐겁게 펑고를 친다.
그는 지난해 11월 역사를 썼다. 안지만은 지난해 FA 원소속구단 협상 마감일인 11월27일 4년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7억5000만원)의 대박 계약을 했다. 이제껏 불펜 투수 중 최고액을 기록한 것. 대박 계약 이후 처음 맞는 시즌. 그의 훈련은 더욱 활기차고 힘이 넘쳐보였다.
돈 많이 받아서 좋다.(웃음) 지금 아마추어나 프로에서 중간계투로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자신의 보직에서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이 주어진다는 본보기가 돼서 좋다.
-FA계약을 마감시한을 앞두고 했는데.
사실 시장을 나가볼까도 생각했었다. 내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타구단의 얘기도 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삼성에 남는게 최우선이라고 생각을 해서 끝까지 협상을 했고, 삼성에서도 대우를 좋게 해줘 사인했다.
-주위 반응은 어땠나.
축하전화도 많이 받았는데 기사를 접해보니 '왜 돈을 많이 줬나'하는 댓글이 많더라. 야구 못하면 욕을 엄청 먹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올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65억원이란 금액에 대한 본인의 솔직한 생각은.
생갭다 많이 받았다고 본다. 아시안게임과 한국시리즈를 거치면서 중간계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위상이 올라간 것 같다.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정말 아시안게임이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2012년까지 잘하다가 수술(팔꿈치 뼛조각 제거)을 받은 뒤 2013년과 작년엔 밸런스가 무너졌다. 잘 버텨준게 고마울 정도였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에서 잘됐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을 때 승리투수도 됐었다. 프로와서 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는데 그때 이후 주목을 받은 것 같다.
-올해 팬들이 안지만의 피칭에 더욱 관심을 쏟을 것 같은데.
나도 물론 생각하고 있다. 불펜투수들은 10번 나가면 7번 이상은 막아내야 성공한 거다. 8번, 9번은 막아내야 1번 정도 실패해도 그럴수 있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젠 매경기 퍼펙트한 피칭을 하지 않으면 욕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욕을 안먹고 칭찬만 받는다는 생각은 안한다. 질타의 횟수를 줄이는게 목표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지난 2년간 마음에 안들었던 밸런스를 찾는 것이다. 심적인 여유가 생기다보니 야구의 기본부터 시작하게 됐고 현재까지 잘되는것 같다. 페이스도 빨리 올라오고 있다.
-장기계약을 한 것이 훈련에 도움이 되는 것 같나.
이번 FA계약을 하면서 에이전트 제도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꼈다. 연봉협상의 신경전을 한 뒤에 오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는 계약이 잘되든 안되든 운동을 해야한다. 아무리 신경을 안쓰려해도 운동할 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에이전트가 있다면 돈을 많이 받든 적게 받든 연봉협상의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10% 더' 캠페인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있나.
실점을 10%이상 줄이고 싶다. 내 임무가 점수를 안줘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 27실점을 했는데 그래서 평균자책점이 3점대였다. 올해 목표는 1점대 평균자책점인데 일단 실점을 줄이고 싶다.
-중간계투로서 목표가 있다면.
내가 은퇴를 했을 때 기록적인 부분에서 내 것이 있으면 한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은 통산 홀드다.(현재 135홀드로 통산 1위) 200홀드를 넘기면 레전드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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