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원종현(28)이 수술을 받게 됐다. 원종현은 지난 25일 팀동료 마낙길과 함께 NC다이노스의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도중 부상으로 귀국했다. 지난 24일 불펜 피칭을 시작해 10여개 공을 던진 뒤 어지러움을 호소해 훈련을 중단했다. 앞서 21일 첫 피칭 때 비슷한 증상이 있었으나 하루 휴식 후 문제가 없어 이날 훈련을 재개한 바 있다. NC구단은 현지 병원서 검진하는 것 보다는 국내에서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귀국후 바로 입원했
수술을 하면 차도를 봐가며 정밀검사와 재활훈련 일정이 정해진다. 원종현의 상태를 보고받은 김경문 감독을 포함한 NC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마음 한뜻으로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원종현은 지난해 NC가 낳은 또 한명의 '스토리텔러'였다. 방출의 시련을 겪었지만 셋업맨으로 부활했다. 2006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경찰청 제대 후 방출됐다. 야구를 다시하고 싶어 2011년 말 NC의 강진 캠프를 찾아가 테스트를 받고 합격해 두번째 프로 유니폼을 손에 쥐었다. 야구를 다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기뻤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원종현은 대기만성 스타탄생의 시작을 알렸다.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엄청났다. 시속 150㎞대 빠른 속구에 상대 타자들이 주눅들었다. 원종현은 김경문 감독이 기회를 주자마자 1군 주축 투수로 자리잡아 1군 데뷔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4월11일 LG전에서는 3이닝 3실점(2자책)하고 데뷔승을 올렸다. 4월 한 달간 원종현은 13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5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4.06(71이닝 32자책). 좋은 성적표다. 더욱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0월2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전광판에 시속 155㎞의 구속을 찍었다. 1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며 NC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최저연봉 2400만원에서 올해는 연봉이 8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233.3%의 인상률은 팀 내 투수 중 최고 인상폭이다. 올해 더 좋은 활약을 예고했는데 변수가 생겼다. 이번엔 인생의 시련을 이겨내야한다. 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전했던 것처럼 원종현, 그가 또한번 큰 감동을 위해 병마와 맞선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