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년간 두산의 선발진은 혼란스러웠다.
2013년 노경은은 제 몫을 했다. 10승10패, 180⅓이닝을 던졌다. 2012년 노경은에 이어 2013년 유희관이 부동의 선발투수로 합류했다. 145⅓이닝, 평균 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좋지 않았다. 니퍼트(179⅓이닝, 평균 자책점 3.81)와 유희관(177⅓이닝, 평균 자책점 4.42)만이 제 몫을 했다. 노경은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치명타였다. 평균 자책점은 무려 9.03이었다. 1, 2군을 왔다갔다 했다. 기대를 모았던 크리스 볼스테드도 안정감이 부족했다. 시즌 도중 유네스키 마야로 교체됐다.
마땅한 5선발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지난 2년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너무나 불안했다. 단 한 명의 선발 요원이 일시적인 부상으로 빠져도 급격히 흔들렸다. 선발 로테이션의 불안은 가뜩이나 허약한 중간계투진에게 더 많은 부담감을 줬다. 악순환이었다. 2013년 두산은 무시무시한 타격과 강한 수비력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투타의 빈약한 밸런스가 가져온 극과 극 성적이다. 냉정히 말하면 2013년 플레이오프 돌풍은 '기적'과 같았다.
투자에 인색했던 두산은 올 시즌 돈 보따리를 풀었다. 목표는 명확했다. 선발 투수진의 강화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장원준을 84억원에 잡았다. 확실한 좌완 선발 요원 한 명을 확보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 150만달러(약 16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막판 가능성을 보인 유네스키 마야와의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내년 마야는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2년 연속 선발로 활약한 유희관도 있다. 노경은이 부활한다면, 두산의 마지막 고민인 5선발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두산은 필승계투조가 약한 편이다. 확실히 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 지난 2년간 윤명준 오현택 등이 많이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리그 특급 계투진과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 결국 두산의 투수진 구조는 여전히 선발투수에 비해 필승계투조가 허약하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들의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경우 부상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두산의 투수진이 일시적으로 붕괴된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보강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