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임박' 넥센 강정호, 이번엔 다를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2-08 13:42 | 최종수정 2014-12-09 07:18


앞서 도전한 선수들은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강정호는 다를까.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강정호(27)의 포스팅이 임박했다. 미국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트위터를 통해 '다음주 강정호의 포스팅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면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15일쯤 포스팅 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2014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7회초 1사 1루 강정호가 좌월 투런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31/
각 구단 고위 관계자와 에이전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8일부터 12일(한국시각)까지 진행된다. 강정호의 경우, 이 기간이 끝나면 구체적인 포스팅 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구단과 선수, 에이전트의 협조가 잘 되고 있다. 특히 에이전트 측과 긴밀히 대화하고 있고, 시기는 그쪽에서 결정하는 대로 진행한다. 현재로선 다음주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다음주가 되면, 곧바로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15일경으로 예상할 수 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사는 앨런 네로가 대표로 있는 옥타곤 에이전시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빅터 마르티네즈(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구로다 히로키(FA, 전 뉴욕 양키스) 등 대형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유명 에이전시다.

지금까지는 대형 에이전시와 계약한 덕을 톡톡히 봤다. 이미 시즌 내내 강정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미국 내에서도 강정호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고, 언론 보도도 수차례 나왔다. 또한 일찌감치 포스팅 시점을 윈터미팅 이후로 잡았다. 메이저리그 내야수들의 이동이 어느 정도 이뤄진 뒤, 확실하게 행선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강정호에 앞서 포스팅을 신청한 두 좌완 에이스의 포스팅 금액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한 김광현은 200만달러(약 22억원)를 써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 협상중이다. 기대 이하의 금액이었지만, 소속팀 SK 와이번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포스팅을 수용했다. 김광현과 샌디에이고의 협상 마감 시한은 오는 12일 오전 7시다.

반면 양현종은 김광현보다 조금 못 미치는 금액 약 150만달러(약 16억5000만원)의 포스팅 금액을 소속팀 KIA 타이거즈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해외 진출이 좌절됐다. KIA는 7일 양현종의 잔류 소식을 발표했다. 양현종은 자유롭게 해외 이적이 가능한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까지 2년간 절치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2014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최우수신인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 전 넥센 강정호가 삼성 밴덴헐크와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1.18.
김광현과 양현종은 모두 11월에 포스팅을 신청했다. 강정호는 이와 달리, 에이전트사에서 일찌감치 윈터미팅 이후로 시점을 잡았다. 앞서 포스팅에 도전한 둘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강정호의 포스팅 결과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계속 쏟아졌던 현지 보도처럼 강정호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뜨겁다. 시즌 중에도 강정호의 모습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스카우트들이 국내를 자주 찾았다. 김광현, 양현종보다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크고, 많은 정보를 갖춘 게 사실이다.

다만 동양인 내야수들의 메이저리그 성공 사례가 없었다는 건 아킬레스건이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일본인 내야수들의 계속된 실패로 강정호의 수비력에도 물음표가 달려 있다.

대신 힘을 갖춘 강정호의 공격력은 이전 일본 내야수들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한국의 기록을 어느 정도로 대입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강정호의 기록과 장타력에 주목하고 있다.

윈터미팅 기간 메이저리그 팀들의 영입전략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강정호를 원하는 팀들이 정리될 전망이다. 과연 강정호가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대로 포스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