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FA 시장 결산, 3가지 관전포인트를 따져봤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12-04 09:43 | 최종수정 2014-12-05 07:05


2014년 프로야구 FA 시장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총 19명이 FA 공시가 됐고, 3일 현재 15명이 계약을 마쳤다. 1차 원 소속팀과의 협상에서 8명이 계약했다. 그 다음 원 소속팀을 제외한 타 팀과의 협상에서 7명이 이적했다. 그리고 현재 4명이 남았다. 지금까지 구단들이 발표한 FA 총 금액은 600억원을 넘었다. 정확히는 611억1000만원.

기자는 이번 FA 시장이 열리기 전 세가지 관전포인트를 제시했다. 그 결과를 따져보자.


지난 9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1,2루서 SK 최정이 좌중월 3점홈런을 친 후 조원우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①100억 돌파? 실제와 다른 포장

이번 FA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100억원을 돌파할까였다. 결과적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선수는 없었다. 내야수 최 정이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계약한 4년에 86억원이 역대 최고 금액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좌완 선발 장원준의 84억원, 삼성 라이온즈에 잔류한 우완 선발 윤성환의 4년 80억원 순이다. 그 다음은 우완 불펜 안지만(4년 65억원), 외야수 김강민(4년 56억원), 외야수 박용택(4년 50억원) 순이다. 대박의 기준으로 볼 수 있는 50억원을 돌파한 선수는 6명이었다.

하지만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다수가 이 중에서 세금을 포함한 실제 계약 총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정 장원준 윤성환이 유력하다. 최 정과 장원준은 6년 계약설이 무성하다. FA 발표 금액이 축소됐다는 주장에 해당 구단들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다. 이미 계약 총액을 축소 발표하는 게 구단들 사이에선 하나의 관행처럼 돼버렸다.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이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 10월 28일 대전구장에서 진행된 한화 김성근 감독의 취임식 및 기자회견에서 김성근 감독이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계약기간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연봉 각각 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2017년까지 한화 지휘봉을 잡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1984년 OB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까지 프로야구 5개 팀 감독을 역임했다. 프로통산 2327경기에 출장해 1234승 57무 1036패를 기록했고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와이번스 감독 재임시절 3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8/
②'큰 손' 한화, '작은 손' kt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가 예상 대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다. 한화는 신임 김성근 감독의 의지가 큰 힘이 됐다. 또 kt는 제10구단으로서 내년 첫 1군 경기 참가를 앞두고 선수를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팀의 씀씀이는 차이가 났다.

한화는 이번에 총 4명의 FA를 잡았다. 외야수 김경언을 잔류시켰고, 외부에서 좌완 불펜 권 혁, 우완 선발 배영수와 송은범을 모셔왔다. 총 96억원을 투자했다. 한화 구단은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김성근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베테랑 투수 3명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한화의 성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조범현 감독의 kt는 우완 불펜 김사율, 내야수 박기혁과 박경수를 재빨리 잡고, 서둘러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총 44억1000만원을 썼다. kt는 대어급 선수를 잡지 않았다. 예상 대로 준척급 선수를 다수 잡아서 팀을 안정적으로 꾸리는 걸 우선했다. 또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한 9명의 선수 영입에도 90억원을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FA 시장에서 무리해서 돈을 쓸 여력이 부족했다.


롯데 선발투수 장원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8.30/
③알짜배기 대이동은 없었다

장원준이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것이 가장 충격적인 FA 이적이었다. 그는 롯데가 발표한 제시액(88억원) 보다 적은 84억원에 두산과 계약했다는 구단의 발표가 나오면서 실제 계약 총액을 두고 미스터리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배영수가 영원할 것 같았던 친정 삼성과 결별하고 한화로 이적한 것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알짜배기로 통하는 FA들이 대부분이 잔류를 선택했다. A급으로 분류됐던 최 정 윤성환 안지만이 원 소속팀과 다시 손을 잡았다. SK는 팀의 간판 타자인 최 정을 다른 팀에 빼앗길 수가 없었다. 삼성 역시 팀의 통합 우승 4연패를 이끈 일등공신 윤성환과 안지만을 놓칠 리가 없었다. 이 핵심 선수들은 FA 시장에 나오는 동시에 타팀 영입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FA 공시가 이뤄지기도 전에 원 소속팀에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A급 선수들의 거취가 결정된 후 FA 시장 열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다수의 구단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몸값이 너무 비싸다. 차라리 있는 선수들을 키워서 쓰겠다." LG, 롯데, 넥센, NC, KIA 등이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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