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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면 되지. 뭐."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에게는 시련의 계절이다. 올시즌 4강 기적을 넘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런데 전력 보강이 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수가 빠져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실망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계약도 난항이다. 처음 눈독을 들였던 선수들이 모두 다른 팀과의 계약을 선언했다. 겨우 새 투수 루카스 하렐과 계약을 체결했다. 항간에는 코리 리오단과 재계약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만약을 대비해, 리오단을 보류 선수 명단에 남겨놨을 뿐 더 좋은 투수를 지금도 찾고 있다. 외국인 타자도 마찬가지. 이미 지난 시즌 LG에서 뛰던 브래드 스나이더는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자꾸 삐걱거리는 상황에 양 감독의 한숨이 나올줄 알았다. 하지만 양 감독은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양 감독은 먼저 장원준에 대해 "나한테 오면 편하게 야구했을텐데"라는 농담을 하면서도 "몸값이 너무 비쌌다. 우리 팀 투수들도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양 감독이 롯데 감독 시절 키워낸 선수. 장원준도 양 감독을 잘 따른다.
선발은 당장 류제국의 전반기 출전이 불투명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두 명에 우규민 정도까지가 확정이다. 남은 두 자리를 임정우 장진용 등이 채워야 한다.
박경수가 빠진 2루는 지난해 3루에서 맹활약한 손주인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이제 그 백업 요원을 발굴해야 한다. 김용의, 채은성 등 내야 유망주들이 이번 마무리캠프와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 키우는게 내 역할"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내부 경쟁에서 승리하면, 그만큼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서두르지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된 거, 메이저리그 엔트리 등록 등을 봐가며 좋은 선수로 천천히 데려오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LG가 강속구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비싼 투수다. 그만큼 실탄은 확실히 장전돼있다. 양 감독은 차분히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보고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의 경우 3루수가 1순위지만, 외야수 영입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