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계절' 쿨한 양상문 "선수 키우면 되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12-01 11:23



"키우면 되지. 뭐."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에게는 시련의 계절이다. 올시즌 4강 기적을 넘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런데 전력 보강이 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수가 빠져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실망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 FA 시장도 거의 문을 닫는 분위기다. 최대어 투수 장원준이 결국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으며, 화젯거리가 사라졌다. LG도 FA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내심 장원준 영입을 노렸지만, 너무 높은 몸값에 수건을 던졌다. 특별한 선수 영입이 없던 가운데, 양 감독이 아끼던 2루수 박경수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신생팀 kt 위즈로 떠났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계약도 난항이다. 처음 눈독을 들였던 선수들이 모두 다른 팀과의 계약을 선언했다. 겨우 새 투수 루카스 하렐과 계약을 체결했다. 항간에는 코리 리오단과 재계약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만약을 대비해, 리오단을 보류 선수 명단에 남겨놨을 뿐 더 좋은 투수를 지금도 찾고 있다. 외국인 타자도 마찬가지. 이미 지난 시즌 LG에서 뛰던 브래드 스나이더는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자꾸 삐걱거리는 상황에 양 감독의 한숨이 나올줄 알았다. 하지만 양 감독은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양 감독은 먼저 장원준에 대해 "나한테 오면 편하게 야구했을텐데"라는 농담을 하면서도 "몸값이 너무 비쌌다. 우리 팀 투수들도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양 감독이 롯데 감독 시절 키워낸 선수. 장원준도 양 감독을 잘 따른다.

선발은 당장 류제국의 전반기 출전이 불투명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두 명에 우규민 정도까지가 확정이다. 남은 두 자리를 임정우 장진용 등이 채워야 한다.

박경수가 빠진 2루는 지난해 3루에서 맹활약한 손주인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이제 그 백업 요원을 발굴해야 한다. 김용의, 채은성 등 내야 유망주들이 이번 마무리캠프와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 키우는게 내 역할"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내부 경쟁에서 승리하면, 그만큼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서두르지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된 거, 메이저리그 엔트리 등록 등을 봐가며 좋은 선수로 천천히 데려오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LG가 강속구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비싼 투수다. 그만큼 실탄은 확실히 장전돼있다. 양 감독은 차분히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보고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의 경우 3루수가 1순위지만, 외야수 영입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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