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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제한 용병규정 유지, 재계약 여부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1-19 10:28


한국야구위원회와 각 구단은 내년에도 외국인 선수 포지션 제한 규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나바로를 비롯해 한화 피에, NC 테임즈 등은 재계약이 확실시 돼 보인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난 시즌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몇몇 사령탑들은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의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의견을 개진했다.

염 감독은 "야수를 반드시 한 명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로티노를 데려온 것이지, 사실 우리팀은 야수보다는 투수가 더 필요한 팀이다. 만일 3명의 선수를 같은 포지션에서 뽑을 수 있다면 모두 선발투수로 데려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염 감독은 올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외국인 선수 구성 규정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새롭게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도 최근 "팀이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는 게 맞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감독들 대부분의 생각이 그러하다. 실제 9개팀 감독들은 지난 7월 올스타 브레이크때 간담회를 갖고 포지션에 제한을 둔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의 문제점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올해 팀당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늘리면서 포지션에 제한을 뒀다. 같은 포지션에서 3명을 모두 뽑을 수 없다는 것이다. 투수와 야수에 걸쳐 1명 이상씩 영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투수 일변도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다양화해 보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모든 팀들이 야수를 1명씩 영입해 3년만에 외국인 타자가 등장했다. 하지만 몇몇 팀들은 크게 필요하지도 않은 선수를 데려오는 바람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KBO와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포지션 제한 규정을 존속시키느냐를 놓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논의 결과 현행 규정 유지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포지션 제한 규정이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포지션에서 3명을 모두 뽑을 수 없다. 이미 10개 구단에 모두 통보된 상황이다. 신생팀 kt 위즈의 경우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데, 올해 NC 다이노스처럼 투수 3명, 야수 1명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9개팀들은 대부분 투수 2명, 야수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NC의 경우 신생팀 혜택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에릭 해커, 테드 웨버, 찰리 쉬렉 등 3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포기해야 한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포지션 제한을 풀자는 의견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모든 팀들이 3명 모두 투수를 뽑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수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파장도 커질 우려가 있다"며 "이사회 공식 안건으로 올린 것은 아니지만,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부장은 "내년에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 지 모르지만, 지금 제도는 당분간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구단은 지금의 제도를 염두에 두고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시즌 활약한 외국인 타자들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일단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 NC 에릭 테임즈, 한화 펠릭스 피에 등 3명은 재계약이 확실시돼 보인다. LG 트윈스 브래드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서 맹활약을 펼치며 재계약 가능성을 높였지만, 우타 거포가 필요한 팀 상황을 고려하면 잔류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다른 팀들은 모두 새로운 야수를 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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