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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2015시즌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신임 김기태 감독의 지도아래 마무리 캠프가 한창이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변화의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베테랑 선수부터 신진급까지 새로운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뿌리깊은 '고질병'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재도약은 쉽지 않다. 팀의 뒷문을 확실하게 닫아줄 마무리를 찾아야 한다. 김 감독의 중요한 숙제이자 KIA의 재도약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유동훈이 부상에 따른 기량 저하로 고전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늘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떠안고 있었다. 전임 조범현, 선동열 감독 등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확실한 해답은 찾아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KIA는 수많은 역전패를 허용해야만 했다. 2010년에는 39패로 8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역전패를 당했다. 2011년에는 32패(2위), 2012년 28패(4위), 2013년 35패(2위) 그리고 올해는 33패(5위)를 기록했다. 순위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다.
때문에 2015시즌에도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KIA의 순위 상승은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일단 세 가지 방안을 떠올릴 수 있다. 하나는 외부FA로 마무리 투수감을 영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FA 자격을 얻은 투수 가운데 마무리를 할 만한 투수 자체가 별로 없다. FA 불펜요원은 안지만 권 혁(이상 삼성) 김사율(롯데) 정도인데, 안지만은 삼성의 '절대 유출불가' 선수다. 권 혁은 제구력에서 불안감이 있고, 김사율은 기량 하락세가 뚜렷하다. 따라서 첫 번째 방안은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다.
두 번째 방안은 외국인 마무리의 영입이다. 이건 이미 KIA에서 두 번이나 실행된 적이 있다. 지난해 선동열 감독은 선발 요원이었던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로 돌려썼다. 그리고 올해는 아예 '전문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를 영입했다. 하지만 두 번의 시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현행 국내프로야구 시스템에서 외국인 마무리는 좋은 선택이 아닌 것으로 이미 판명났다. 혹시나 '오승환급'의 외국인 선수를 찾아낸다면 이 방법이 좋은 해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다.
결국은 세 번째 방안으로 선택지가 좁혀진다. 바로 내부에서 마무리를 키워내는 것이다. 다행히 이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앞서 두 가지 방안보다 크다. 이미 그 실마리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후반기부터 좌완투수 심동섭이 마무리로서 시험 출격한 적이 있다.
심동섭은 좌완투수로 빠른 직구와 각이 큰 커브를 장착하고 있다. 구위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다만 몇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 급격한 제구력 난조와 위기대처 능력이다. 배짱은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는 실투를 자주 범하는 문제가 있다. 결국 스프링캠프를 통해 심동섭의 문제점을 얼만큼 수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 감독이 과연 어떤 해법을 찾아낼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