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새 수뇌부가 최근 국내야구판을 어지럽게 만들었던 구단 내홍 사태에 대해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이창원 신임 사장, 이윤원 신임 단장, 이종운 신임 감독 그리고 선수들을 대표해서 박준서 상조회장(2014년 주장)이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이창원 사장과 이종운 감독은 공동으로 취임식을 갖기도 했다.
고개숙인 롯데 선수단 일동
이창원 사장이 대표로 읽은 사과문에서 롯데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 일동은 "실망한 팬들에게 머리숙여 사과를 드린다. 바보같은 짓, 프로답지 못한 짓을 하지 않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골탈퇴해 사랑받는 구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별도의 사과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구단이 하나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만류했다.
|
팬들로부터 맹비난의 대상이 된 구단을 정상화시킬 막중한 임무를 가진 이창원 사장은 "이번 일로 선수들을 보복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내홍을 뒷수습하면서 선수들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5월 프런트를 믿지 못하고 집단행동으로 전임 사장과 담판을 지은 선수들의 단체행동은 올바르지 않다는 걸 인정했다. 하지만 이창원 사장은 "선수들이 단체행동을 한 건 프런트에서 촉발시킨 측면이 크다. 선수들은 순진하고 운동만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구단 일에 관여하게 만든 것 자체가 프런트의 책임이다. 선수들은 이번 일로 같이 반성하고 다시 새로운 각오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애써 선수들을 감싸안았다.
그는 또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선수단 운영에 깊이 간섭하고 있다는 외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구단주대행께서) 저에게 많은 부분을 일임하시겠다는 의사를 보이셨다. 그게 맞다. 제가 책임을 지고 일을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교감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프런트를 선수단을 지원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선수단과 소통을 하데 선수단 고유의 권한은 감독에게 일임하겠다고 했다. 대신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또 팬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했다.
|
이종운 감독은 '기본'을 강조했다
이종운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기본을 강조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이 기본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큰 책임감을 갖는다. 팬들도 감독 이종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질책을 달게 받겠다. 하지만 이 위기가 곧 기회다.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에 선임된 후 선수단과 대화를 계속 했다. 대화로서 선수들과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또 경쟁을 강조했다. 주전과 비주전이 끊임없이 경쟁해서 땀을 더 흘리는 쪽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으로 감독 선임 이후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는 자신의 과거 비리 루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 감독이 11년 동안 고교(경남고) 감독을 하면서 학부모와의 사이에서 부정한 행동을 했다는 악성 루머가 돌았다.
이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는 "아마추어 지도자를 오래 하다보면 학부형들 사이에서 섭섭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루머 처럼 악의적이지 않았다.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코칭스태프 조각이 거의 다 이뤄졌는데 최종 확정이 되면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다른 구단에서 오기로 돼 있는 코치들도 3~4명 있다. 그래서 아직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야구관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이기려고 한다. 정체되고 기다리는 것 보다 작전도 많이 하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올해 경기력 면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 조직력을 꼽았다.
내년 외국인 선수 구상은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뛰었던 외국인 선수와 데려올 수 있는 선수를 비교해서 가장 효율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