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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만의 등판, 여유가 있었을까. 마지막 공까지 힘과 혼이 담긴 피칭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소사가 한국시리즈 우승 향방이 걸린 일전서 특급 피칭을 펼쳤다. 팀은 1대2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소사의 피칭은 발군이었다. 소사는 10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정교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6⅓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투구수 111개를 기록했고, 볼넷 3개와 삼진 7개를 솎아냈다.
이날 소사는 1~2회, 2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해 9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염 감독의 주문을 잘 이행했지만, 제구력은 썩 좋지 않았다. 1회말 1사후 박한이를 풀카운트에서 8구째 154㎞ 직구를 몸쪽으로 붙인다는 것이 빠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채태인을 132㎞ 커브를 스트라이크로 던져 삼진 처리한 소사는 최형우에게 직구를 한복판으로 꽂다 우전안타를 맞고 1,3루에 몰렸다. 다행히 이승엽을 156㎞짜리 높은 직구로 좌익수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2회에도 선두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박해민과 이지영을 범타로 돌려세운 소사는 김상수에게 133㎞ 바깥쪽 커브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해 1,2루의 실점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나바로. 볼카운트 2B에서 던진 144㎞ 슬라이더가 약간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나바로가 배트 중심에 맞혔고, 타구는 우중간을 향해 뻗어나갔다. 우익수 유한준이 전력질주 후 잡아내며 소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3회를 1볼넷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후 150㎞ 안팎의 직구와 140㎞ 초반의 슬라이더, 간간히 섞어 던지는 포크볼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6회에는 거포 최형우와 이승엽을 잇달아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으로 솎아냈다.
소사는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 후 3일을 쉰 뒤 4차전에 나가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이후 한국시리즈 2차전서 부진했으나, 4일 휴식후 등판한 이날 5차전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호투라고 불러도 될 만큼 특급 피칭을 과시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