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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5월 외국인 투수 나이트를 퇴출하고 대체 선수로 헨리 소사를 데려왔다.
소사는 2012~2013년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인상을 준 투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넥센은 소사의 잠재력을 높이 사고 다시 국내 무대를 밟게 했다. 무엇보다 150㎞가 넘는 빠른 볼이 염경엽 감독을 매료시켰다.
시즌 막판 염 감독은 소사에 관한 한 가지 계획을 소개했다. 바로 포크볼을 장착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염 감독은 "내년에는 소사에게 포크볼을 장착시킬 생각이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본인에게도 설명했다. 내 뜻을 받아들여줘 고마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5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등판한 소사는 1회말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낯선 구종 한 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바로 포크볼이다. 선두타자 나바로에게 140㎞짜리 슬라이더를 높게 던지다 좌측 2루타를 허용한 소사는 계속된 1사 3루서 채태인에게 153㎞짜리 높은 직구를 통타당하면서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계속된 2사 1,3루서 타석에 이승엽이 들어섰다.
소사는 5구까지 150㎞가 넘는 직구로 상대를 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135㎞짜리 변화구를 던졌다. 낮게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이승엽이 파울로 걷어냈다. 바로 포크볼이었다. 소사에게는 다소 낯선 구종이지만, 떨어지는 각도와 스피드 모두 제법 '포크볼'다웠다. 결국 소사는 풀카운트에서 이승엽을 152㎞짜리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소사의 포크볼은 그러나 아직은 완성 단계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1회초 투구수 26개 가운데 포크볼은 한 개 뿐이었다. 염 감독이 후반기 들어 소사에게 포크볼을 주문했다면, 아직은 자신감있게 던질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