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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뀔 수 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감독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기존 코칭스태프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한화는 이미 지난 27일 '김성근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김광수, 박상열 전 고양 원더스 코치와 타격 담당 아베 오사무 일본인 코치를 영입해 수석-투수-타자 등 주요 보직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전임 김응용 감독과 함께 했던 김종모 수석코치를 비롯해 신용균 이선희 불펜코치, 오대석 강석천 수비코치, 이종범 작전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조경택 김기남 배터리코치 등이 팀을 떠나게 됐다.
사실 떠나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팀에서는 젊은 투수들 지도에 애정을 쏟아온 정 코치가 필요한 만큼 재계약 의사를 전하며 마무리 캠프 참가를 기대했지만, 지난 2년간 투수진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구단에 따르면 정 코치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너무 안에만 있다 보니 야구를 넓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밖에서 공부를 하며 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쉬고 싶은 마음이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현재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코칭스태프는 새로 영입된 김광수 박상열 코치, 아베 코치 말고도 신경현 임수민 김종수 코치가 있다. 한화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코치는 이제 장종훈 코치 밖에 남지 않았다. 예상됐던 바다. 한화 구단은 근본부터 체질 개선을 이루고 선수들에게 철저한 승부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취임식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정신 개조를 주문했다.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려면 김 감독과 뜻이 맞는 인사들이 들어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정 코치의 경우 재계약 의사를 받고도 23년간 몸담은 팀을 떠나야 하는 힘든 결정을 하게 돼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 밖에 없다.
정 코치는 지난 1992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1999년까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는 등 에이스로 활약했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년간 몸담은 뒤 2002년 돌아와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한 정 코치는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해 지난 3년간 한화 후배들 지도에 열과 성을 다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