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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이래서 넥센 히어로즈가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넥센의 강력한 타선과 불펜진, LG 트윈스는 시작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다. 단기전서 1차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특히 기다리는 팀 입장에서는 1차전을 이겨야 시리즈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필승 계획을 세웠다.
선발 소사가 4⅓이닝 동안 3실점하며 조기 강판한 것은 사실 실패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쌀쌀한 기온에 바람까지 분 날씨를 감안하면 한국 무대 첫 포스트시즌 등판서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오히려 대량실점을 막았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줘야 한다. 경기는 끝까지 집중력 싸움이다. 소사 강판후 넥센은 공식에 따른 투수 운영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LG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LG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은 불펜진 뿐만이 아니다. 파워넘치는 타선과 탄탄한 백업층. 6회말 하위타선을 앞세워 4점을 뽑아내는 과정이 그랬다. 7번 이성열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고, 대타 윤석민의 3점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윤석민의 홈런 후 LG는 경기를 포기한 듯한 인상까지 주며 넥센과 대조를 보였다. 승부가 결정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2점차의 8회말. LG는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유원상의 폭투 때 공이 백네트 왼쪽으로 흐르는 틈을 타 2루주자 유재신이 홈까지 파고들어 쐐기 득점을 올렸다. 유재신의 공격적인 주루와 LG 수비진의 안일한 대처가 천양지차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가을 무대. 넥센은 LG에게 힘과 집중력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가르침을 줬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