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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전화기 켜셔도 상관 없습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돌발 행동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양 감독은 행사가 종료될 시점에 행사 참가자들이 퇴장할 때, 무대에서 머뭇거리더니 마음의 결단을 내린 듯 사회자 단상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는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았아 갑자기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알릴 수 없어 이 자리를 통해 알린다.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휴대폰을 꺼두겠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17일 정규시즌 4위가 확정되자 200여통의 축하 전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준플레이오프 경기 준비를 해야하는데, 휴대폰 때문에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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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양 감독의 이런 메시지가 선수들에게는 잘 전달된 것일가. 캡틴 이진영에게 물었다. 이진영은 "나는 그 장면을 보고 '감독님께서 아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는 농담을 하며 웃고 말았다. 이진영은 "우리 선수들은 평소 경기 외적 생활도 굉장히 모범적이다. 내가 이를 잘 알기에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도 선수들에게 크게 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경기 전 티켓을 들고 입구에 서있는 선수가 과연 프로선수인가. 말이 안되는 행동이다. 적어도 LG 선수 중 그런 행동을 하는 선수는 없고, 만약 있다면 내 선에서 조치가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영은 양 감독의 세심한 주문, 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한 마디를 남겼다. "감독님, 전화기 켜두셔도 상관없습니다. 알아서 잘하겠습니다. 걱정마십쇼"였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