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때는 싫어했던 다른 팀 선수들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며 응원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이 열린 28일 인천 문학구장은 SK 와이번스가 아닌 대한민국의 야구장이었다.
9개 구단 응원단이 총 출동해 팬들의 응원을 도왔다. 각 구단 응원단장들은 한국 타자들이 나올 때마다 그들이 소속팀에서 쓰는 응원가를 틀어 선수들의 활약을 기원했다. 마치 프로야구를 하는 듯한 응원. 응원가 중 소속팀이 들어가 있는 가사는 '대한민국'이나 '한국'으로 바꿔서 불렀다.
그런데 9명의 응원단장이 단상에서 한꺼번에 응원을 주도할 수는 없는 법. 소속팀의 타자가 나올 때마다 그 소속팀 응원단장이 하는가 했지만 그렇게 되면 타자를 배출하지 못한 LG 트윈스나 한화 이글스는 응원전에 나올 수 없었다. 그들의 결론은 3명씩 나눠서 응원하는 것. 1회초 1번 민병헌부터 3번 김현수까지는 SK 응원단장이 응원을 했고, 4번 박병호부터 6번 나성범까지는 넥센 히어로즈 응원단장이 주도했다. 2회초 7번 황재균부터 9번 오재원까지는 롯데 응원단장의 몫.
0-1로 끌려가던 한국이 5회초 손아섭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고 대만이 투수 교체를 할 땐 9명의 응원단장이 모두 나와 어깨동무를 하며 LG 응원가를 '한국'으로 바꿔 불렀다. 이때 다시 드는 의문. 팬들이 모든 팀의 응원가를 다 안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 알고보니 기아자동차에서 300명의 응원단을 조직해서 응원단 바로 앞 좌석에서 응원을 주도하도록 했다. 이들은 경기전 연습을 통해 응원가를 습득했던 것. 그리고 응원을 할 땐 가사가 적힌 판을 들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도왔다.
야구팬들은 일주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하나가 돼 한국야구를 응원했다. 이제 10월 1일 프로야구 재개와 함께 다시 치열한 응원 전쟁이 시작된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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