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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7회,8회 나성범의 짜릿했던 순간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9-29 12:30


한국야구대표팀이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서 '운명의 8회'를 다시 한번 재현하며 극적인 금메달을 땄다. 예선전과 달라진 대만에 힘들게 경기를 치렀고 야구팬들을 경기 내내 들었다 놓았다했다.

한국야구대표팀 나성범은 그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뛰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금메달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전한 나성범은 한국의 의 순간순간의 감정을 들었다.

경기전 나성범은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선수촌 있을 때도 긴장이 안됐고 경기장 와서도 아무렇지 않았다"는 나성범은 "그런데 선수소개를 할 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형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시즌 때보다 더 긴장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이날 6번-중견수로 뛰었다. 1회초부터 중요한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다. 2사 만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고 아쉽게 1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상대 선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투수 중 가장 잘 던진 투수였던 것 같다. 앞에서 병호형과 정호형이 삼진을 당하니까 부담이 좀 됐다. 편하게 쳐야지 생각했는데 어느새 2스트라이크가 됐고, 나도 모르게 긴장했던 것 같다"고 당시의 심정을 말했다. 사실 나성범은 대만 투수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며 대만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렀기에 대만 투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나성범은 "대만 투수들에 대한 지식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투수들이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라며 대만 투수들이 상대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절체 절명의 위기였던 7회초에도 나성범이 있었다. 1사 1,3루서 8번 린쿤셩의 잘맞힌 타구를 잡아낸 것이 중견수 나성범이었다. 린쿤셩이 쳤을 때만해도 안타가 될 것 같았지만 나성범이 수비위치를 앞당겨 노바운드로 잡을 수 있었다. "쳤을 때 나도 깜짝 놀랐다"는 나성범은 "수비위치를 잘 잡은 게 좋았다. 유지현 코치님께서 앞으로 오라는 사인을 주셔서 전진 수비를 했다"라고 했다. 안지만의 구위를 본 코칭스태프가 전체적으로 수비위치를 앞당긴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된 것.

'운명의 8회'에도 나성범이 있었다. 강정호의 밀어내기 사구로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나온 나성범은 2루수앞 내야땅볼로 역전 타점을 올렸다. "내가 삼진을 먹었다면 2사 만루가 돼 (황)재균이 형이 힘들었을 거다. 삼진만은 안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맞힌다는 생각으로 쳤다"는 나성범은 "생갭다 많이 먹힌 타구였다. 투수에게 잡히면 병살이 될 것 같아 잡히지 말라고 빌었는데 다행히 옆을 스쳐 지나가서 '됐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광현이 형의 공이 나쁘지 않았는데 맞는 것을 보고 오늘 경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진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상대에게 빠른 공을 던지는 마무리가 있어 불안감도 있었다"는 나성범은 "8회에 집중하고 집중하며 상대 마무리 투수를 잘 공략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나성범은 "소속팀에서 느껴보지 못한 팀워크를 것을 대표팀에서 느꼈다"면서 "잘 몰랐던 형들과 함께 지내면서 많이 돈독해졌다. 이런 시간이 자주 있으면 좋겠다"며 대표팀에서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2주간 하나된 마음으로 뛰었던 24명의 선수들은 이제 다시 서로 경쟁하는 사이가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한국과 대만의 결승전 경기가 28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만루 나성범이 역전 1타점 내야땅볼을 치고 들어오자 나지완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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