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향한 에이스의 피칭, 상대는 약체였지만 완벽했다. 김광현이 결승전 예행연습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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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너무 약해 리허설로 삼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날 예정된 투구수는 50개였다. 하지만 5회 콜드게임이 예상되자, 김광현은 22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 불펜으로 향했다. 김광현은 불펜에서 예정된 투구수를 채웠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강력한 직구와 각이 큰 슬라이더, 100% 피칭이 아니었음에도 여전히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컨디션을 잘 맞췄다. 투구수가 적어 불펜에서 20개 정도 더 던졌다"고 했다.
이날 조기교체에 대해 묻자 "1회 우리 공격이 길어져 땀이 식어서 2회에 던질 때 좀 불편했다. 이런 경기가 매번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많이 나오면 좋겠다. 그래도 다음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 불펜에서 나머지 공을 던졌다"고 했다.
김광현과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는 "생갭다 제구가 높게 됐다. 슬라이더는 좋았는데 직구는 약간 높았다. 광현이가 세게 던지려 할 때 조금 뜨는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 오늘 상대와 관계없이 다음 경기를 생각하는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국내와 다른 공인구 적응에 대해 "슬라이더가 불펜에서 괜찮았다. 잠실 평가전 때보다 잘 꺾였다. 아직 4~5일간 적응할 시간이 있다. 지난번보다 더 좋아서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심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오늘은 스트라이크존이 좀 넓었던 것 같다. 타자들이 조금 걱정된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