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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결승만 남긴 김광현, 무엇을 해야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09:21


21일 태국전서 연습피칭처럼 던진 김광현은 오는 28일 결승에서 일본 또는 대만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역대 대만과 일본전서 비교적 잘 던졌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예상했던대로 약체 태국을 가볍게 꺾었다. 타자들이 태국 마운드를 중학생 투수 상대하듯 두들기며 15점을 뽑아 5회에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24일 대만, 25일 홍콩을 상대로 B조 리그 나머지 경기를 치른 뒤 결승 토너먼트를 맞는다.

이날 태국전에는 에이스 김광현이 등판했다. 어차피 몸을 푸는 차원에서 등판했기 때문에 부담감 따위는 없었다. 김광현은 2이닝 동안 22개의 공을 던졌다. 당초 50개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콜드게임이 예상돼 2회까지 던지고 강판해 나머지는 불펜피칭으로 채웠다.

경기 후 "마운드에서는 몸이 덜 풀린 느낌이었다. 오히려 불펜에서 공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했을 정도로 싱거운 경기였다. 자신의 구종과 낯선 공인구에 대한 느낌을 점검하는 수준이었다. 소득이라면 공인구에 대한 적응. 김광현은 "슬라이더가 잠실 평가전 때보다 잘 꺾였다. 아직 4~5일간 적응할 시간이 있다. 지난 번보다 더 좋아서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이날 김광현을 낸 것은 결승전에 대비해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 놓으라는 뜻이었다. 승부와는 상관없는 등판이었다. 이제 김광현은 오는 28일 열리는 결승전만 준비하면 된다.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의 여유가 있다. 이 기간 실전에 오를 일이 없기 때문에 불펜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오히려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시즌처럼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지고 5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국제대회 등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결승전 상대이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1위를 하면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과 준결승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에 하나' 24일 대만전서 패하면 A조 1위 일본과 만난다. 어느 경우가 되든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면 상대는 대만 또는 일본이다. 22일 열린 첫 경기에서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대만은 홍콩을 12대0으로 대파했다. 홍콩 투수들의 수준을 감안하면 정확한 공격력을 가늠하기 힘들지만, 톱타자 천핀지에, 4번 천진쉬우, 5번 쟝즈시엔, 6번 왕보롱이 안정된 타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중국을 11대0으로 물리쳤다. 이시카와, 타바타, 엔도, 하야시, 마츠모토, 후지시마 등 정교한 타자들이 즐비했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임에도 주루와 수비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과시했고, 타격감도 프로 선수들 못지 않았다. 실제 일본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다수가 프로 입단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실력이 우수하다.

그러나 이들은 그동안 김광현이 국제대회에서 만난 대만, 일본 타자들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 봐야 한다. 김광현은 2008년 이후 일본을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아시아시리즈,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랙식(WBC)에서 일본을 만났다. 모두 프로 선수들이었다. 올림픽과 WBC에서는 일본 최고의 프로선수들을 상대했고, 아시아시리즈에서는 세이부 라이온즈와 대결했다. 대만을 상대로는 한 차례 등판한 적이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대만전에 등판해 5이닝 5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결국 공인구 적응, 실전 감각 향상 등 컨디션 조절이 김광현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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