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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예상했던대로 약체 태국을 가볍게 꺾었다. 타자들이 태국 마운드를 중학생 투수 상대하듯 두들기며 15점을 뽑아 5회에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24일 대만, 25일 홍콩을 상대로 B조 리그 나머지 경기를 치른 뒤 결승 토너먼트를 맞는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이날 김광현을 낸 것은 결승전에 대비해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 놓으라는 뜻이었다. 승부와는 상관없는 등판이었다. 이제 김광현은 오는 28일 열리는 결승전만 준비하면 된다.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의 여유가 있다. 이 기간 실전에 오를 일이 없기 때문에 불펜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오히려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시즌처럼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지고 5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국제대회 등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결승전 상대이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1위를 하면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과 준결승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에 하나' 24일 대만전서 패하면 A조 1위 일본과 만난다. 어느 경우가 되든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면 상대는 대만 또는 일본이다. 22일 열린 첫 경기에서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대만은 홍콩을 12대0으로 대파했다. 홍콩 투수들의 수준을 감안하면 정확한 공격력을 가늠하기 힘들지만, 톱타자 천핀지에, 4번 천진쉬우, 5번 쟝즈시엔, 6번 왕보롱이 안정된 타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중국을 11대0으로 물리쳤다. 이시카와, 타바타, 엔도, 하야시, 마츠모토, 후지시마 등 정교한 타자들이 즐비했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임에도 주루와 수비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과시했고, 타격감도 프로 선수들 못지 않았다. 실제 일본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다수가 프로 입단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실력이 우수하다.
결국 공인구 적응, 실전 감각 향상 등 컨디션 조절이 김광현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