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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다른 스타일의 방망이를 준비했습니다."
올 시즌 중반쯤부터 손아섭은 소속팀에서 변형 배트를 사용해왔다. 배트 손잡이 끝의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노브) 위부터 약 3㎝의 넓이로 두껍게 테이핑을 해놨다. 그 위쪽부터 배트를 잡고 공을 때렸다.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같은 무게의 배트를 좀 더 짧게 잡아 스윙 스피드를 올리는 동시에 힘을 효과적으로 타구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손아섭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7리(6위)에 장타율 5할1푼5리(22위)를 기록하며 타율과 장타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때문에 손아섭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면서도 당연히 자신이 시즌 때 쓰던 독특한 스타일의 배트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있었다. 이런 변형 배트가 아시안게임에서 허용되지 않을 위험이 있었다. 손아섭은 "아직까지는 배트에 대해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상대팀의 어필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돌발 변수를 우려했다.
이번 대회에서 손아섭은 팀의 2번 타순을 맡게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8일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도 2번으로 나섰다. 공격적이고 출루율까지 높아 류 감독이 선호하는 '2번 타자'의 조건에 딱 맞는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일단 장타율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나의 장점인 출루율을 높이는 데 신경쓰겠다"면서 "이를 위해 상대 투수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 처음 보는 투수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1~2 타석 내에 빨리 적응해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손아섭은 자신이 좋아하는 '초구 공략'을 자제하고 더 신중하게 타격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상황이 리그와는 다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상대 투수들의 컨트롤과 타이밍을 면밀히 살펴 그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면서 "번트도 자신있다. (올스타전) 번트왕 출신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