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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 매치' 승자 LG, 4강 눈 앞에 보인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8-27 22:13


27일 오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 1루서 두산 홍성흔을 삼진으로 처리한 LG 선발 류제국이 교체되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27.

'단두대 매치'의 승자는 LG였다.

LG가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5대1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 LG 최강 계투조는 여전히 뛰어났다.

LG 선발 류제국은 올 시즌 가장 뛰어난 호투를 했다. 6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무4사구 게임이었다는 점이 강렬했다. 총 투구수는 103개.

반면 두산 선발 노경은은 2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1⅓이닝 5피안타 4실점.

LG는 4위였다. 5위 두산과의 2게임 차였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승리하는 팀이 4강의 최대고비를 넘긴다는 점, 잠실 라이벌전이라는 부분이 겹치면서 '단두대 매치'라 불렸다.

의외로 싱거웠다.

LG는 쉽게 기선을 제압했다. 두산 노경은은 1회초 선두타자 정성훈과 오지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이진영의 중전, 이병규의 좌전 적시타가 잇따라 터졌다. 2-0의 리드.


2회에도 LG 타선은 노경은을 쉽게 공략했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박경수 정성훈 오지환의 3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결국 노경은을 강판시켰다. 박용택은 바뀐 투수 정대현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LG는 4-0으로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1회 2사 1, 2루, 3회 1사 2루의 찬스에서 후속타자가 범타로 물러났다. 4, 5, 6회는 삼자범퇴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LG 선발 류제국은 두산 타자들을 철저하게 농락했다. 특히 5회에는 세 타자 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4-0의 리드는 LG 입장에서 약간 불안했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즌. 게다가 두산 타선은 만만히 볼 수 없었다. 추가점이 꼭 필요했다.

딱 맞는 타이밍에 추가점이 나왔다. 4회 준수한 투구를 하던 두산 정대현이 흔들렸다. 연속 2개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이진영과의 풀카운트까지 가는 치열한 맞대결. 이 상황에서 오훈규 주심은 정대현에게 보크를 선언했다. 세트 포지션 상태에서 잠깐 멈춘 뒤 다시 와인드 업 자세로 바꿨기 때문에 타자 기만행위라고 판단했다.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정대현은 세트 포지션 동작을 완전하게 취하진 않았다. 그러나 정상적인 와인드 업 과정과 비교할 때 글러브와 양손의 위치가 미세하게 달랐다. 두산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었지만, 심판진은 단호했다.

결국 LG는 손쉽게 1점을 추가했다. 경기 흐름으로 볼 때 4회 1점은 양 팀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LG 입장에서는 완승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가시켰고, 두산 입장에서는 '뒤집기 쉽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영향력이 있었다.

결국 5점의 여유는 선발 류제국에게 과감한 정면승부를 가능하게 했다. 두산 타자들은 7회까지 전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두산은 8회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잔부상으로 스타팅 라인업에서 빠졌던 민병헌이 박건우의 대타로 나서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1사 3루 상황에서 대타 고영민이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두산의 첫 득점. 그런데 고영민은 LG 포수 최경철의 블로킹이 불완전한 틈을 타 2루로 도루를 감행했다. 4점의 점수차를 감안하면 두산 입장에서는 주자를 최대한 많이 모아야 하는 입장. 결국 고영민은 최경철의 재빠른 송구로 2루에서 비명횡사했다. 이후 김현수의 볼넷과 칸투의 안타가 터졌다. 고영민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더욱 아쉬웠던 순간. 8회 2사 이후 등장한 이동현은 프로통산 500경기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홍성흔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최대위기를 벗어났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최재훈 오재원 허경민을 가볍게 처리했다. 마무리 봉중근을 아끼는 효과도 있었다.

이날 승리로 LG는 4강 가능성을 더욱 높혔다. 50승1무55패로 두산과의 간격을 3게임 차로 벌렸다. 이날 삼성전에서 승리한 롯데와도 3게임 차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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