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순번으로 지명돼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선수가 금세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언제 지명된 지도 모를 정도로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선수가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신인 지명의 묘미가 아닐까.
대부분 스카우트들이 2차 1번으로 꼽는 선수는 용마고 김민우다. 김민우는 지난 3월 30일 고교야구 주말리그 울산공고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야구계에 이름을 알렸고 팀을 황금사자기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140㎞ 후반의 빠른 공이 스카우트들을 매료시켰다.
그런데 예년 같으면 스카우트들이 1라운드에 뽑힐만한 선수의 이름을 6∼7명 정도는 말했지만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당장 김민우와 1번 픽을 놓고 다투거나 KIA 타이거즈가 뽑을 2번 픽 유망 선수를 말하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했다. 1라운드 지명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찍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스카우트들이 4명이상 이름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울산공고 좌완투수 구창모나 경기고 내야수 황대인 등이 대부분의 스카우트가 꼽은 상위 지명 후보들. 그 나머지는 조금씩 달랐다.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기도. 건국대 우완 에이스 문경찬의 경우 A 스카우트는 "경기운영능력이 좋아 즉시전력감으로 쓸만하다"고 좋은 평가를 했지만 B스카우트는 "직구 구속이 130㎞대 후반이고 변화구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학무대에선 통해도 프로에선 통하기 힘들다"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년간 60억원의 투수 최고액 계약을 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삼은 2002년 2차지명에서 11라운드(전체 89번)에 현대에 지명됐던 '흙속의 진주'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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