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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무명 투수 장진용이 비 때문에 울어야 했다.
그 히든카드는 장진용이었다. 양 감독은 비로 취소된 NC전을 앞두고 "사실 장진용을 준비시키고 있었다"며 "경기 당일까지 삼성전만 지켜보며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진용은 배명고를 졸업하고 2004년 LG에 1차지명을 받았던 유망주였지만, 1군에서 그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단 2경기에 나와 1⅔이닝 만을 투구했다. 1군 통산 성적이 29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75다.
양 감독이 장진용 카드를 선택한 배경이 재밌다. 양 감독은 "시즌을 운영하며 투수들을 기용할 때 너무 스피드에 집착했던 것 같다"며 "강상수 투수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변화구와 제구력이 좋은 장진용도 선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산 유희관이 던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생각을 바꿔봐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1군 선발 등판을 1년에 한 번 할까말까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상대가 강팀이든, 장소가 어디든, 시기가 언제든 가릴게 없다. 그저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마음 졸이며, 그리고 큰 기대감에 삼성전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던 장진용으로서는 아쉬운 비가 됐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