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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무명 투수 장진용, 비 때문에 울어야 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8-15 08:46



LG 트윈스 무명 투수 장진용이 비 때문에 울어야 했다.

LG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전을 비로 인해 치르지 못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못했고, 경기는 일찌감치 취소됐다.

LG에는 반가운 비였다. 13일 경기까지 4연패를 당했다. 팀 분위기를 한 번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선발 로테이션 안정 효과도 있었다. LG는 이날 경기 우규민을 선발로 등판시키고 15일 NC전 리오단, 그리고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원정 1차전에 신정락을 준비시켰다. 그런데 17일 삼성전이 문제였다. 원래는 12일 던졌던 티포드가 들어가야 정상 로테이션이 완성되는데, 티포드가 왼손 중지가 찢어지는 부상이 재발해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양상문 감독은 이 때문에 "일요일 삼성과의 경기 선발은 히든카드가 나올 수 있다"며 궁금증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그 히든카드는 장진용이었다. 양 감독은 비로 취소된 NC전을 앞두고 "사실 장진용을 준비시키고 있었다"며 "경기 당일까지 삼성전만 지켜보며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진용은 배명고를 졸업하고 2004년 LG에 1차지명을 받았던 유망주였지만, 1군에서 그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단 2경기에 나와 1⅔이닝 만을 투구했다. 1군 통산 성적이 29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75다.

양 감독이 장진용 카드를 선택한 배경이 재밌다. 양 감독은 "시즌을 운영하며 투수들을 기용할 때 너무 스피드에 집착했던 것 같다"며 "강상수 투수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변화구와 제구력이 좋은 장진용도 선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산 유희관이 던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생각을 바꿔봐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로 인해 장진용 카다는 당분간 볼 수 없을 전망. 14일 NC전이 비로 인해 취소되며 주말 선발 로테이션이 우규민-리오단-신정락으로 정해지게 됐다. 양 감독은 장진용 기용 여부에 대해 "티포드의 상태를 보고 다음 로테이션 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군 선발 등판을 1년에 한 번 할까말까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상대가 강팀이든, 장소가 어디든, 시기가 언제든 가릴게 없다. 그저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마음 졸이며, 그리고 큰 기대감에 삼성전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던 장진용으로서는 아쉬운 비가 됐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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