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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이었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한 차례 선발 등판을 걸렀다. 두산 측은 "단순한 등 근육통이다. 부상은 경미하다"고 했다.
두 달 뒤에야 니퍼트는 1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발표한 부상정도를 고려할 때 상당히 오랜기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시 경미한 등 부상으로 발표했지만, 좀 더 심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뼈와 뼈가 맞닥뜨리면서 생긴 석회제거수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석회는 뼈와 뼈가 오랜기간 부딪치면서 형성된 물질. 제대로 된 움직임을 갖지 못할 뿐더러 통증을 수반한다. 이 수술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재발할 공산이 높다.
올 시즌도 괜찮았다. 지난해까지 145㎞대로 떨어졌던 패스트볼 구속이 회복됐다. 올 시즌 시범경기부터 150㎞대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제구력이 떨어졌지만, 기본적인 구위 자체는 전성기 시절로 돌아왔다.
그리고 최근 니퍼트는 무리한 등판이 많았다. 올 시즌 두 차례 불펜에 투입됐다. 6월21일 KIA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한데 이어 7월12일 잠실 한화전에서 7회에 등판,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6대3으로 승리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니퍼트가 자청했다. 불펜투구를 겸한 실전 등판이기 때문에 무리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5일 휴식을 취할 경우 선발투수는 등판 2~3일 전 불펜투구를 한다. 그 불펜투구를 실전투구로 대체한 셈. 선발 투수의 유형에 따라 불펜과 실전에서 경기력이 비슷한 선수가 있고, 완전히 달라지는 선수가 있다. 니퍼트의 경우 불펜과 실전의 경기력이 비슷하다.
하지만 니퍼트 개인에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준다. 니퍼트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리듬과 루틴이 급격히 흔들리기 때문.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부상 위험도도 높아진다. 컨디션 점검차원의 투구를 실전에서 하게 되면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경은의 이탈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을 5일 휴식에서 4일 휴식으로 타이트하게 조정했다.
결국 이번에도 니퍼트는 등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5일의 일이다. 두산은 여전히 "경미한 등부상이다. 피로가 쌓여기 때문에 생겼다"며 "10일 후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 등부상과 올 시즌 무리한 기용이 결합돼 나타난 후유증일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니퍼트가 꼭 필요하다. 그는 14일 복귀가 예정돼 있다. 그의 성향으로 볼 때 등 부상을 참고 던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력이 어떨 지는 알 수 없다. 재발할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탈출구가 없는 두산이다.